다른 순례자들 다 생장에서 시작하지만 나의 순례길은 팜플로나(Pamplona)에서 시작한다.
순례자 여권인 크레덴셜도 만들고~ 데카트론도 가고~ 팜플로나 요새도 구경하는 등 순례길 시작 하루 전에 팜플로나를 구석구석 열심히 쏘다녔다.
팜플로나는 구도심과 신도시가 적절히 잘 어우러진 너무 예쁜 대도시더라… Que 대도시! 저 대도시 좋아하는데요.
팜플로나가 사실 기차 타면 스페인 주요 도시들에서 그렇게 멀지도 않고, 서핑 성지라는 산 세바스띠안(San Sebastián)에서도 가까워서 살고 싶은 도시였다. 누가 나 좀 스페인에서 일 시켜 조라. 내가 까딸란도 언능 공부할게.
암튼 각설하고, 본론은 제가 녹차, 홍차 등 차를 참 좋아하는데요. 지나가다 보니 티 하우스가 있더라고요?
카페가 이름부터 TQ y más 다. 스페인어로 Te Quiero가 널 좋아해인데, 그걸 줄임말로 쓰면 TQ라고 한다. 근데 이 가게는 Te(너)가 아니라 Té(차)다.
이런 센스와 언어유희의 카페 참을 수 없죠 또. 무조건 들어가 봐야 합니다.
차 종류가 엄청 많았다. 그렇게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설레하며 들어갔다.
입구에 전시된 컵과 텀블러 등 차 관련 용품들.
벌써 눈 돌아간다. 내가 순례길만 아니었으면 벌써 샀다. 캐리어 부치기 전에 들어갔으면 백퍼임.
아 캐리어에 물건 더 보낼 걸 왜 안보냈으까 과거의 나 반성해라. 샌들이랑 손풍기 무조건 빼…
이 글을 보시는 순례자 여러분은 진짜 짐을 최소한으로 가져가시길 바랄게요. 진짜 다 필요 없고 정말 필요하면 가서 구하면 된답니다.
영업시간은 월요일~금요일 10:00~13:30, 16:30~20:00이고, 토요일에는 10:00~14:00, 17:00~20:00이다.
씨에스타의 나라답게 중간에 꼭 쉬어야 함. 그리고 일요일에도 쉬는 거 보니 유럽 맞네… 맞아(부럽)
입구의 쇼윈도를 지나면 작게나마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2개가 있는 짧은 복도가 나온다.
복도 벽면에 그림들이 붙어 있었는데 다 판매하는 작품들이더라. 이렇게 지역 작가들 작품을 전시 겸 판매하는 카페나 음식점을 되게 많이 만났다. 인테리어 겸 홍보 효과가 꽤나 괜찮은 듯?
선생님들 여기 컵들 좀 보세요. 미맥시멀리스트 눈 돌아갑니더ㅠㅠ
암튼 카페 공간이 있길래 메뉴판도 찍어 봤다. 1.7~3.5유로 사이라 저렴한 듯 우리 물가와 비슷한 듯하다.
누가 봐도 차가 들어 있는 박스들이 가득해서 궁금한데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
이럴 땐 냅다 물어보는 게 상책이죠. 꿀잠을 위해 카페인 없는 거 있냐고 물어봤다. 추천해 줘~~~
막간 스페인어 공부를 하자면 카페인은 카페이나(Cafeína), 카페인 없는 걸로 추천해줄래는 푸에데스 레꼬멘다르메 알고 신 카페이나(¿Puedes recomendarme algo sin cafeína?)이다.
나는 대충 띠에네 신 카페이나? 푸에데 레꼬멘다르? 이렇게 말했다. 대충 의미만 통하면 되자나~~
그랬더니 친절한 사장님께서 거의 전부(대충 알아들음) 허브? 뭐 이런 베이스 차라서 카페인 없다며 서너 개를 추천해 주셨다.
상자 열어서 향 맡게 해 주면서 하나하나 설명해 줌. 너무 친절해… 그래서 한 잔 때렸다.
내가 고른 건 향이 상큼한 이스뜨렐라 데 오리엔떼(Estrella de oriente)라는 아이였다. 대충 해석하자면 동양의 별 정도일 듯
루이보스에 사과랑 오렌지랑 고수(?!)가 들어간다. 정말 희한한 조합이넹
가덕가덕한 상자들 보이세요 벌써 행복하고요.
차 먹고 싶다고 달라고 했더니, 사장님이 기다리라면서 혼자 뭘 열심히 해쥬시는 모습이다
그동안 나는 또 굿즈 구경함. 약간 중국풍의 아이템들도 많았다.
사장님이 준비해 주신 차와 미니머핀. 1.7유로밖에 안 한다. 미친 환율인 1480으로 계산해도 2500원 안팎이다.
아니 그럼 저가카페나 회사 사내카페랑 비슷한 가격인데… 사장님 한국에 분점 낼래? 가맹 원해요
가게 입구를 등지고 보면 이런 너낌이다. 뭔가 그냥 분위기가 좋아 보인다면 기분 탓일까^^?
사장님이 5분 기다렸다 먹으래서 그대로 따랐는데, 너무 좋았다. 향이랑 물 온도도 그렇고 차분하게 즐기기에 딱 좋았다.
매일 가고 싶어… 가게 출입구에 붙어있는 문구가 십분 이해 가는 공간이었다.
팜플로나 여행을 가거나 산티아고 순례길 도중에 카페에 가고 싶다면 꼭 한 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진짜 너무 좋았음!!
https://maps.app.goo.gl/1uafoDhtG8P5W7k26?g_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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