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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시작은 신라스테이 조식! 일찍 내려갔다고 생각했는데도 사람들이 있어서, 없는 부분으로 한 컷 찍어보았다.

열심히 조지고 싶었으나, 새모이 클럽 회장답게 많이는 못먹음ㅠ.ㅠ 

오믈렛도 먹고 이것 저것 집어먹으려 노력했다. 다시 보니 배고프네,,, 신라스테이 울산 조식 맛있어요 여러분,,,

체크아웃 하고 1층 로비에서 기다리고 계시던 지현님과 만났다. 그리구 오늘은 뉴컬렉터 트립에서 준비해주신 단체버스를 타고 이동! 날씨 너무 좋지 않나요ㅠ.ㅠ 울산 중심(?)에 태화강도 지나고 너무 살기 좋아보여떠...

그렇게 도착한 곳은 울산시립미술관! 22년 1월에 개관했으니까 완전 새 건물이다. 11년에 건립 결정이 나고 11년만에 생긴 거라고 하더라.

관람료는 천 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단돈 천 원으로 3개 이상의 퀄리티 넘치는 전시를 볼 수 있다니?! 심지어 이게 전시장을 다 오픈한 건 아니라고 했으니... 그럼 꽤 크고 혜자다. 내가 울산 사람이면 겁나 자주 올 듯,,, 건물 내부 느낌은 약간 오밀조밀한 국현미같았다.

왜 찍었는지 모르겠지만 매표소 사진 한 장 더 ㅋㅋ

지현님이 간단하게 전시들을 소개해주신 후 자유 관람 시간을 주셨다. 내가 고른 첫 전시는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기획전이었던 "21세기 천지창조 시스틴 채플"!

들어가자마자 왼쪽에 있던 작품이다. 아마 <글로벌 그루브(Global Groove), 1973> 같은데...?! TV로 첼로 연주하는 부분이랑 여러 영상 이미지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게 좋아서 이 작품만 한참을 봤다. 비디오 초입에 미국의 유명 방송 프로듀서가 나와 "지구 상에 있는 어떤 텔레비전 방송국에라도 연결을 시킬 수가 있다면 이것은 미래의 비디오 지형을 미리 볼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맨하탄의 전화번호부만큼이나 두꺼운 TV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해설한다고 안내책자가 말했다. 이 사람들이 유투브 얘기 한다... 천재 아냐? 유투브가 지금 우리 세상의 글로벌 그루브잖아?!

옛날 TV를 찍어서 깨졌는데 이것도 나름대로 마음에 들어서 올려봤다. 이 TV가 고장나면 고칠 수는 있는걸까? 따로 백업해둔 영상들도 있는 거겠지? (괜히 궁금하고 걱정)

근처에 <굿모닝 미스터 오웰(Good Morning Mr.Orwell), 1984> 과 <바이 바이 키플링(Bye Bye Kipling), 1986> 이란 작품도 있었다. 하지만 제한 시간 내에 둘러봐야 했기에 우선 <시스틴 채플(Sistine Chaple), 1993> 먼저 보러 들어갔다. 네모난 방에 설치된 빔 프로젝터들이 모두 각기 다른 방향으로 영상을 쏘고 있었다. 실제로 보면 장관이다.

시스틴 채플은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역사적인 작품이라고 한다. 바티칸에 있는 16세기 르네상스 미술 시대의 정수인 시스틴 예배당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한다. 성서의 내용을 프레스코화로 보여준 시스틴 채플과 달리, 백남준의 시스틴 채플은 현대사회의 대중매체를 상징하는 미디어로 공간을 가득 채운다. 이를 통해 이미지들은 공간적인 콜라주에서 한 차원 더 나아가, 시간성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입체적 시간'의 미학을 창출한다고 안내책자가 그랬다. 

안내책자의 설명은 잘 모르겠고... 자기가 느낀 걸 이렇게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부럽다. 창작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니까...!

백남준이 30여년전에 시도한 작업물들은 사실 오늘날 가상현실을 예견한 거고, 이제 메타버스 기술로 실현되고 있다는 내용의 글들이 전시장 곳곳에 있었다. 맞는 말 같아...

백남준이 요셉 보이스와 함께 하려 했지만, 그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이루지 못했던... 그래서 홀로 선보이게 되었다는 굿 퍼포먼스이다. 그 당시 모습을 언론에서 남겨둔 모습이라고. 작품 제목은 <요셉 보이스를 위한 진혼굿(Gut for Joseph Beuys), 1990>이다. 

이 아이도 언급했던 두 작품 중 하나인데... 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이 흐릿하다ㅠㅠㅠ

다음 전시장 "예술평화 : 0시의 현재"보러 넘어가는 길! 에 있는 작품이다. 송동(Song Dong)이라는 중국 작가의 <나의 도시>. 중국의 급속한 도시화로 철거되는 지역에서 직접 수거해온 건축 구조물과 물건들로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한다. 이 작품을 통해 재개발, 신도시 건축 등 도시개발 인한 이익이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보통 원래 살고 있던 주민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쫓겨 나니까...  

한때는 누군가의 집에서 환하게 빛을 밝혔을 전구들과 그 집을 보호했을 문짝, 창문들을 보고 있자니 씁쓸해졌다. 중국처럼, 어쩌면 중국보다 조금 더 빠르게 우리나라도 급격한 도시화가 일어났다. 그건 지금도 현재 진행중인듯 하고. 하지만 모든 인구가 수도권으로 집중되면서 거주 안정이 언제나 화두가 되고 있는 모습이 문득 스쳐지나가더라. 

의미가 크게 와닿은 작품이라 더 크게.

 "예술평화 : 0시의 현재" 전시장을 살짝 봤는데 전시장이 꽤 커보였다. 그래서 순서를 조금 달리해 XR랩에 먼저 다녀왔다. XR랩은 울산시립미술관에서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만든 실감미디어 체험 전용관이라고 한다. 내가 갔을 때는 정연두 작가의 "오감도"라는 전시가 하고 있었다. 울산시립미술관 XR랩이 선보이는 두 번째 전시라고. 

<오감도>는 까마귀의 시선으로 바라본 울산의 모습이다. 이상의 동명 시에서 영감을 얻은 작가는, 한 곳에 오래 정주하지 못하고 이동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서식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까마귀 떼에 비유했다고 한다.

영상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빛의 환영 부분. 공간이 꽤 커서 중앙에 서서 돌면서 보다가... 구석탱이에서 보다가... 앉아서 보다가... 꽤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울산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중간에 어떤 가수가 나와서 울산의 어느 골목가에서 혼자 노래를 부르는데 그것도 독특했다.

까마귀떼를 형상화한 TV들

다시  "예술평화 : 0시의 현재"로 돌아왔다. 중국 작가 쉬빙(Xu Bing)의 작품 <어디에 먼지가 있으리오>. 전시장 바닥에 넓게 깔아둔 회색빛 먼지 위에 중국 시조를 적어 뒀다. "본래 아무것도 없는데 어디에 먼지가 있으리오?". 이 먼지들은 9.11 테러 당시 미국에 거주하던 작가가 현장 인근에서 직접 수거했다고 한다.  

일본 작가 아이다 마코토(Aida Makoto)의 <동북아시아 장아찌 선수권 대회에서 최하위를 차지한 일본 대표 누카즈케의 항의 성명서>. 자문화 중심주의와 문화의 우열을 가리고 평가하려는 의식 자체를 지적하는 작품이라고 안내 책자가 그랬다. 그냥 보고 처음에 너무 황당했다. 아직 예술 Sooooooooooo 어려워

홍순명 작가의 <타국서 온 장군상>. 동상 아래 전광판에는 그에 대한 여러 견해들이 흐르고 있다. 포장비닐랩으로 꽁꽁 싸맨 맥아더 장군 동상을 통해, 기존의 인식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사고를 전환하라는 작가의 메세지가 담겨 있다고 한다. 

다시 송동(Song Dong)이라는 중국 작가의 작품 <빅 브라더>. 번쩍이는 샹들리에에 붙은 CCTV 모양의 플라스틱 제품들이 인상 깊었다. 우리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감시해, 새로운 소비를 이끌어 내는 현대사회의 감시 자본주의를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한다.

마음에 들어서 한 컷 더 남겨보았다.

일본에서 결성되었다는 스노우 플레이크라는 아티스트 그룹의 작품이다. 

김승영 작가의 작품 <쓸다>. 영상과 오브제, 관객의 행위 등 다양한 요소가 합쳐졌다. 내 안의 모든 것을 비워내는 쓰는(write) 행위가 절에서 마당을 비로 쓰는(sweep) 스님의 행위와 겹쳐지는 작품이라고 한다. 조용히 앉아 복잡한 마음을 가라앉히기 좋은 작품이었다.

이렇게 앉아서 스님의 마당 쓰는 소리를 들으며 종이에 뭔가를 끼적여 봤다.

시간이 다 되어 비모어 스튜디오로 가는 길. 큐티한 이름의 길 발견. 

시간이 지나 더 예뻐진 태화강도 조금 봐주고~

뉴컬렉터 트립의 마지막 일정, 담소를 나눌 공간이 되어준 비모어(BE MORE) 도착!

이렇게 화실이자...

큐티한 피규어를 모아 놓는 공간이자...

보미님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자... 카페였다!

폐공장을 개조한 거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완전 신기한 공간이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앉아 보미님이 준비해주신 다과를 먹으며, 울산아트페어 후기와 내가 좋았던 작품... 그리고 내 취향에 대한 이야기를 지현님의 미션에 따라 나누었다. 미술에 대한 용어를 설명하는 책이 있어, 지현님이 즉석 퀴즈도 몇 개 내심 ㅋㅋ

보미님의 독특한 공간 사진을 더...

남겨보면서! 조금 걱정했지만 다들 따숩게 잘 챙겨주셔서 즐거웠던 뉴컬렉터 트립 후기 끝! 후기 1 너무 우당탕탕 내 소감만 적었는데, 2는 안내 책자의 도움을 조금 받아 더 구구절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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