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오래간만에 블로그를 열었다. 이제 어디에 매인 거 없는 찐도비이기 때문에 블로그도 다시 쓸 수 있다.
도비 기간 동안 밀렸던 여행 후기도 모두 올리는 게 목표다. (블로그 쓸 때 특, 맨날 포부 말함)
아무튼 오늘의 주제는 밀리의 서재가 제공해주는 "나의 독서기록"
23년도 밀리는 회돈내산이었는데요. 올해는 무려 내돈내산이라죠.
올해 4월부터 밀리를 다시 구독했는데,
총 180일을 함께 했다고 한다.
(작년 148일 대비 많이 늘어남 장하다 내 자신)
올해는 작년보다 서재에 담은 도서가 늘어났는데요.
그냥 읽고 싶은 거 다 저장한 것도 있고...
개인적인 공부를 위해 언어나 전공 서적, 문제집도 따로 저장해두다 보니 늘어난 것 같다.
여기서 잠시 뿌려보는 ⭐️밀리 꿀팁⭐️
밀리에는 의외로 자격증이나 언어 시험, 전공, 취업을 위한 문제집 도서가 많다.
우리 밀리 토익이랑 NCS 문제집도 있어요.
나는 필요한 부분만 캡쳐해서 공부할 때 활용한다.
전자책을 캡쳐해서 이용하는 것은 저작물 복제에 해당하지만,
예외적으로 사적 이용을 위한 '개인적 목적'이기에 허용된다는 사실
대신 공유하거나 판매하면, 그건 문제가 됨
오로지 개인 공부용으로만 쓰시라
아무턴 올해 8176분 동안 책을 읽었대요.
대략 136시간? 이자 약 5.6일 정도이다.
작년(54시간)보다 2배는 높아진 수치라 너무 마음에 들어
구체적으로는 매일 24분씩 책을 읽었다는데...
나의 최근 출퇴근 시간이 편도 30분이었다. 출퇴근길에만 책 읽는 사람임 ㅋ
놀라운 건 작년에 밀리 회원의 일평균 독서시간이 7분이었는데
올해는 4분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사실
다들 책 안 읽고 뭐 했서요... 재밌는 거 있으면 나도 알려줘...
역시 나는 소설형 인간이었다.
사실 이제 뇌가 굳어서 인문이나 사회 도서가 눈에 잘 안 들어와요.
특히나 출퇴근길에는 방해 요소가 너무 많아서
읽어도 나중에 뇌에 많이 안 남던데...? 돌아서면 내용 다 까먹음 ㅋ
가장 몰입해서 읽은 책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스페인 여행 가서 론다도 갈거라 여행하면서 읽기 시작했다죠.
헤밍웨이가 이 소설의 배경으로 삼은 마을이자, 집필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는 아이유가 여행 갔던 곳으로 유명하다.
소설 읽으면서 내가 본 론다와 누에보 다리의 모습을 겹쳐 보려 했는데 실패
론다를 세비야서 당일치기로 다녀왔는데, 그저 덥고 또 더웠음...
올해 읽은 가장 두꺼운 책은 엘레나 페란테의 시리즈 소설 중 하나인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친구가 재밌다고 추천해 줘서 읽었는데 4부작이라 진짜 길다
일단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그로 인해 생겨난 스토리들이 너무 흥미진진하고
내가 모르는 이탈리아, 특히 나폴리의 시대상을 엿보는 색다른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결론은 니노 개새끼... (더 심한 말)
올해 밀리에서 완독한 책들만 보아보기(총 28권)
밀리는 책장을 생성해서 책들을 관리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읽고 싶은 책을 모두 저장해 두는 책장 하나와
이렇게 연도별로 완독한 책들을 모아두는 책장이 있다.
사실 중간에 포기한 책들도 모아두기도 함... 올해는 1권 있었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을 나열하고, 몇 가지만 코멘트를 달아보자면
1. 번역: 황석희
>> 개인적으로 황석희 번역가의 번역을 좋아한다. 내가 언어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매끄럽고 불편한 요소가 없는 번역이라는게 느껴짐.
그런 번역가의 일상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게다가 번역은 대학 때 과제하면서 잠시 관심 가졌던 주제인데. 현업, 그것도 탑티어의 이야기라니 더 흥미로워
2.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 누군가의 추천으로 봤는데. 심너울 작가 상상력 무슨 일이에요. 진짜 언제 가는 도래할 세상 같아.
3. 이중 하나는 거짓말
>> 소설 초반부의 자기소개 시간이 너무 인상 깊다.
4. 우리가 두고 온 100가지 유실물
>> 미국인의 이야기라 100가지를 모두 공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겹치는 아이템이 꽤나 많아서 가볍게 읽기 좋다.
5. 먼 곳에서
>> 에르난 디아즈의 트러스트를 읽고 반해서, 거꾸로 찾아본 그의 첫 소설. 지금 찾아보니 우리나라에도 트러스트가 먼저 소개된 것 같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철저한 이방인인 호칸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황량함과 공허함 같은 분위기가 묘사에서 너무나 잘 드러나서 재밌게 읽었던 소설이다.
작가 역시 아르헨티나-스웨덴-미국으로 이동이 잦았던 이라, 배경은 다를지라도 다른 세계에 섞여 들어가야 했을 작가 자신의 기억도 어느 정도는 녹아 있지 않을까.
6. 바깥 일기
7. 노멀 피플
8. 이것이 인공지능이다
9. 위험한 사전: 나만 몰랐던 나의 말버릇, 슈디즘에 중독되다
>> 흥미로운 주제라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내용은 기대보다는 덜 했다. 내 말버릇을 고찰하게 한다.
10. 예술 도둑
>> 예술 좋아하면 흥미로울 책. 예술을 너무나 사랑해서 뺑글 돌아버린 나머지, 미술품을 해방한다고 우겼던 도둑의 이야기.
근데 예술이 미술관과 같은 제도 속에 갇혀버린 건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는 한 듯... 알폰스 무하도 포스터 작업 이런 거 많이 하면서 거리를 전시장으로 만들고, 예술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했었는데. 결국에는 그의 포스터들도 모두 전시장에 걸렸잖아ㅠ
11. 아이가 없는 집
12. 대도시의 사랑법
13. 홍학의 자리
14.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여기저기서 광고를 접했을 때는 슬픈 사연이 숨어 있는 줄은 몰랐는데.잘 나가던 청년이 가족의 죽음 이후 방황하다가, 미술관의 경비원이 되어 겪은 이야기들을 엮어낸 책이다. 잔잔한 감동과 소소한 일상들이 숨어 있는 책이다. 꼭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할 필요는 없지 않나. 이런 평온한 삶도 좋을 것 같다. 갈수록 머리 쓰는 일이 싫다. 그냥 그날의 업무가 그 날 모두 종료되는 삶을 살고 싶어.
15. 게임 체인저
>> 작년에 수확자 읽고 크게 감명받았던 닐 셔스터먼의 신작인데. 기대보다는 덜 했지만... 나쁘지 않게 읽었다.
기득권 그 자체인 백인 남자애가 별안간 '우주의 중심'이 되면서 겪는 이야기다. 사건이 벌어질수록 이 세상의 말도 안 되는 차별과 사회 문제를 제대로 깨닫게 되고, 그걸 고쳐 보겠다고 노력하게 되는데. 그 고치기 위한 방식이 조금 독특하기는 하다.
16. 쓰게 될 것
>> 다른 책에서 "썸머의 마술과학"을 읽었다. 누가 추천+책을 빌려줘서 읽은 이야기였는데 재밌었다.
그래서 작가를 기억해 두었는데, 밀리에 마침 책이 읽길래 시작. 썸머의 마술과학이 여기도 들어 있더라. 반가웠음.
다양한 주제를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이야기를 통해 던져주는 느낌이다.
"어른이 된 지금에도 어른스러워 보이려고 애쓸 때가 있다. 나는 여전히 어른스러운 게 뭔지 잘 모르고, 모르니까 긴장했다."
17. 코드 없는 알고리즘과 데이터 구조
18. 두 번째 지구는 없다
>> 대한외국인이 쓰신 책. 저보다 한국말 잘하시는데 어떻게 되신 거죠?!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외국인의 시선으로 우리 한국 사회를 돌아보게도 되는 책이었다.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게 목소리를 내지 못할 이유가 될 수 없다."
우리 다들 서로에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말자.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노력하며 사는 삶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실 지구도 우리 인간이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바뀔 거라고는 생각 안 할걸... 지구도 그간 보고 배운 게 있는데.... 지구가 바보야?
19. 나의 눈부신 친구
20.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21.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22.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23. 어떻게 살 것인가
24.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25.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상/하
>> 아까도 언급했지만. 스페인 여행 가서 읽게 된 책이다. 근데 헤밍웨이 소설 나랑 안 맞는다. 그저 의리로 다 읽음.
26. 아트인문학 여행 * 스페인
>> 미술을 좋아하지만 세세하게는 몰라서... 아는 만큼 보고 싶어서 여행 틈틈이 읽은 책
이거 읽고 간혹 동행인들에게 설명해 주면서 아는 척도 했다^_^ 엉터리 가이드 깔깔
27. 미식가를 위한 스페인어 안내서
>> 스페인 여행을 가신다구요? 알차게 즐겨보고 싶다구요? 그럼 가기 전에 이 책으로 살짝 공부를 하면 재밌다.
스페인의 미식 문화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메뉴판 보고 너무 헤매지 않도록 간단한 스페인어 단어 교육까지 있다.
28. 트러스트
>> 아까 언급했던 에르난 디아즈의 책. 플롯 자체도 신선하고, 등장인물들도 입체적이라서 재미있게 읽었다.
밀리가 뽑아준 키워드인데.
사실 맨 처음 74권은 그냥 열어본 책일 듯
열어본 책과 완독한 책은 개념이 다른 것 같다...!
이외에도 종이로 읽은 책은... 한두권인듯...?
(내가 바로 전자인간. 이북리더다.)
가장 최근에 읽은 종이 책은 "인터뷰 하는 법"이다.
어느 뉴스레터 같은 데서 이 책에 대해서 읽었다.
누굴 인터뷰를 할 일은 없어도,
그걸 읽고 나 자신부터 인터뷰해보려 한다는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 읽어봤다.
알고보니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했냐" 프로젝트 참여자 중 한 분이셨음
그래서 더 흥미롭게 읽었다.
지금까지 2024 밀리의 서재 연말결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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