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봤다. 바로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순신>!
좋아하는 소리꾼 이자람 선생님이 공동극작, 작창을 하고 무인 역을 맡았다고 해 바로 예매를 갈겼다. 상반기에 맞는 일정이 없어 오셀로 못 봐서 얼매나 슬펐게요ㅠㅠ 이번에는 다행히도 금요일에 일찍 끝나는 날이 이틀이나 있어 무려 두 번이나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자둘이 자막인건 너무 슬퍼요. 이 포스팅을 적고 있는 처음 적기 시작한(11.26)에 마지막 공연까지 끝나버렸습니다. 이미 끝나버린 공연이지만 다음에 하면 또 보러 가야 하니까 후기를 남겨둔다.
서울예술단 공연은 처음이었는데, 무용, 소리, 뮤지컬까지 모든 요소가 들어가 있어 흥미로웠다. 대학로 덕질 경력이 가득한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서울예술단 공연은 원래 이렇다고 하더라. 그렇다면 너무 흥미롭고 내 스타일인걸?! 자주 찾아보겠습니다 토월극장… 친하게 지내자^^!
<순신>은 소리와 무용 파트가 굵직한 역사적 사실을 표현하고, 뮤지컬 파트가 개인 서사를 표현하는 구성이었다. 휘몰아치는 소리와 무용으로 표현한 대첩들 너무 멋지더라. 사실 대첩씬 보려고 두 번이나 봤다.
그리고 뮤지컬은 감정을 끌어내주는 건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다. 특히 요새 내가 메말랐는지 아들 면의 러브라인은 조금… 굳이 왜…? 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그램북 보면서 하연이라는 캐릭터가 가상의 인물이라는 걸 알고 보니 더욱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작품 제목처럼 뮤지컬도 순신이라는 인물의 서사에 더 집중했다면 깔끔하지 않았을까… 가족을 잃고, 아끼는 장수들을 잃고, 대의를 위해 백성들을 희생시키며 느낀 죄책감 같은 부분들 위주로... 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무용은 진짜 너무 신기하고 감탄했다. 사실 처음 극 봤을 때 너무 앞자리라 무인 위주로 가까이서 보느라… 무용과 무대 효과를 복합적으로 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두 번째 관람할 때는 조금 더 뒷 열의 중앙쪽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무대가 미쳤어요. 무인과 순신이 겹쳐 보일 때 희열 도랐음 너무 멋있어ㅠㅠ
순신 역을 맡은 형남희 단원님 처음 봤는데요.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솜털일 수가 있는 거죠? 진짜 몸놀림이 정말 가볍고 유연하고 감탄을 거듭했다. 발레와 같은 예술에서 말하는 육체의 아름다움이 뭔지 이번에 깨달았다. 사람 신체 자체가 가지는 미가 있구나
그리고 1회차 관람부터 눈에 띄던 배우님이 두 분 계셔 인터미션 때 프로그램북 바로 사서 이름을 찾아봤다. 한 분은 중간에 무녀 역할도 하셨던 박소연 배우님이고, 다른 한 분은 순신과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꽤나 많았던 장수범 배우님이었다.
티켓부스 왼편에 단원 프로필 카드를 가져갈 수 있게 소개존이 있었다. 거기에는 박소연 배우님 카드만 있는 걸 보니, 장수범 배우님은 서예단 단원은 아니신 것 같았다. 그래서 인스타 찾아서 팔로해둠 다른 공연 하시면 또 보러 갈라고^^7
이게 바로 토월극장 1열의 시야입니다. 스피커 너무 제 앞에 있지만 배우님들 보기엔 최적의 자리라구요.
커튼콜 때 찍은 자람신. 우리 12미니는 가볍기만 하고 이럴 때 도움은 안되긴 한다. 하지만 내 손목이 기록보다 중요해.
얼굴 절반만 흰색 무늬를 그려 넣은 분장하고 노랑 옷을 입으셨는데, 찰떡이었다.
머리 장식까지 완벽... 올해 자람신의 다른 공연은 서편제 밖에 못 가서 아쉽다. 내년 2월까지인 고정스케줄 끝나고 나면... 주말은 많이 비워둬야지
두 번째 관람 때는 핸드폰이 살짝 늦게 켜져서 사진을 많이 안 찍고 그냥 박수만 친 것 같다.
두 번째는 대충 위치 아니까 수범 배우님도 한 장 찍어봤다.
커튼콜 끝나는 중... 내가 국립창극단에 이어 서울예술단까지 찾아봐야 할 줄은 몰랐지...
이건... 회사 퇴근 셔틀이 막혀서 늦을까 봐 전전긍긍했으나... 다행히 제시간에 세이프한 기념으로 남겨둔 사진이다 ㅠㅠㅋㅋ 다시 메가시티 서울로 돌아와야지 주중에는 시공간 제약 때문에 주말에만 봐야 하는 거 너무 서글퍼
공연 시작하길 기다리다 천장을 봤는데 일렁이는 물속에 앉아 있는 것 같아 너무 예뻤다. 하지만 내가 찍은 사진 보니 별로 안 예뻐 보이네...ㅎ
그리고 설문조사 했는데 당첨되었다. 요새 이런 소소한 이벤트 자주 당첨되는 중이다. 작은 행복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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