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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무료해하던 찰나에 인스타에서 뉴컬렉터트립에 참가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글을 봤다. 설마 내가 되겠어? 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지원서를 제출했다. 사실 안될 거라는 생각이 더 컸어서 같이 갈 사람은 찾아보지도 않고 일단 냅다 지름


근데 운좋게도 참가자로 선정이 되었다! 발표가 있던 주 주말에 바로 울산까지 내려가야 하는 일정이라… 내 기차표 잡기도 너무 빠듯하길래 그냥 혼자 가기로 결정! 가면 사람들 만날 수 있을고야… 하면서 인생 첫 아트페어, 그리고 (아마도) 인생 첫 울산에 다녀온 후기를 남겨보려고 한다. (너무 늦었찌만...😶😶😶)

시작은 서울역에서. 주말 아침인데도 사람이 엄청 많았다. 우리나라 사람들 진짜진짜 부지런해

내려가는 길~~ 날씨가 좋아서 한 컷

아트페어가 열리는 울산전시컨벤션센터는 울산역과 거리가 먼 건 아닌데, 대중교통으로 가기는 조금 애매해 보였다. 다행히 역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운영해 주셔 편하게 타고 이동함!

도착해서 안내받은 뉴컬렉터트립 회의실

지현님과 함께 이번 트립을 기획하신 보미님이 우리를 맞아주셨다. 집합시간이 점심 때였어서 맛있는 밥도 제공해 주심 🙌🏻

열심히 먹으면서 1박2일 뉴컬렉터 트립이 어떻게 진행될지 일정을 들었다. 간단한데 아주 재밌는 모의컬렉팅 미션도 받았다. 아트페어를 구경하면서 가상예산 5백만원으로 어떤 작품을 구매하고 싶은지 골라오기! 👀
항상 미술관, 박물관 등 감상 목적으로만 작품을 봤었다. 간혹 얼마일까 궁금하긴 했는데 나랑은 동떨어진 이야기라 호기심이 그리 길게 가지는 못하더라...ㅎㅎ 근데 뉴컬렉터 트립 덕에 처음으로 가격표까지 보면서 다녀서 정말 색다르고 좋은 경험이었다. 가격도 다 천차만별이고 이건 얼마일까 궁예하면서 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 안 왔으면 아쉬울 뻔…! 만약 또 한다면 무조건 지원해 보세요 추천추천!

그렇게 오백만원 예산에 맞는 취향저격 그림을 찾아다니며 열심히 찍은 사진들!
사실 다니면서 주변 사람들 얘기를 조금씩 주워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거실에 있는 그림이 질려 바꾸러 온 가족들도 있었고, 빌딩 로비에 걸 그림을 찾으러 온 건물주도 있었다. 종종 바로 작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보여서... 말만 들어오던 아트콜렉팅과 아트테크를 실제로 보다니!!라는 기분으로 열심히 돌아다녔다. 게다가 (운이 좋으면) 부스에 방문한 작가님에게 직접 작품 설명도 들을 수 있더라. 이 때 앞으로 아트페어 자주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ㅋㅋ
사족이 길었다. 시작은 김별 작가님의 Tide. 작고 연약한 개구리가 바다에 맞서는 장면 같기도, darkness라는 단어가 파도에 서서히 지워지는 중인걸 보니 바다가 개구리를 돕는 장면 같기도 해 인상 깊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문구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이렇지 않을까 생각했다. 모든 역경과 고난은 그 당시에는 정말 힘들지만, 다 지나고 나면 사람을 한 단계 성장하게 하는 역설적인 모습이 있으니까!

다음은 변웅필 작가님의 작품. 사람 표정이 너무 행복하고 평화롭게 보여 담았다.
돌아다니다 보면 가격표가 붙어있는 작품도 있고, 아닌 작품도 있다. 가격에 스티커가 붙여져 있으면 판매된 거라고 하더라. 놀라운 건 스티커 붙여진 작품들 진짜 많다.

다음은 사진에도 나와 있듯 임희조 작가님의 작품들. 울 엄마가 좋아할 재질의 꽃 작품들이라 담아두었다. (예술에 대한 깊이는 정말 없는 편^^;;)

다음은 박성열 작가님의 작품. 남미가 생각나는 그림이라 찍어봤다. 체력의 한계로 69호수 끝까지 못 올라간 거 아직도 너무 슬퍼... 고산병 맞았던 거 같다 흑흑 남미 다시 갈 거야😫😫😫

그다음은 이세현 작가님의 비트윈 레드(Between Red). 일단 한국적인 요소가 켜켜이 쌓여있는 구성이 좋았다. 어디 건물 로비에 걸어두면 웅장하고 포인트가 될 것만 같은 작품 아니냐구요.

이원순 작가님의 작품들. 하늘 묘사하신 게 자연스럽고 너무 예뻐서 감탄하면서 구경했던 작품들이다. 복도 같은 곳에 일렬로 걸어두고 싶었다. 그럼 복도 지나다닐 때마다 기차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모의 컬렉팅 예산 5백만 원으로는 한 점만 살 수 있었다 따흑... 다 사면 얼마지

특히나 진짜 밤하늘 한 장면을 보는듯한 자연스러움을 주었던 달과 구름 부분만 클로즈업

너무 이것저것 막 찍고 다녀서, 작품/작가 정보가 잘 보이지 않기도 한다. 아쉽... 메모에 같이 남겨둘걸! 사진 확대해 봤는데 Daniel Shin 이라는 작가님의 작품이었다.

톡톡 튀는 색감이 내 취향이라 담아두었다.

좋은 건 크게 한 번 더!

달을 좋아해서 작품에 달이 나오면 괜히 반갑구요? 앉아있는 저 사람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걸까? 아니면 그냥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걸까? 이 작품은 정하영 작가님의 소리 없는 시간

이지훈 작가님 작품은 내가 좋아하는 요소인 달, 비행기, 도시가 다 들어가 있어 탐났다.

좋은 건 크게 크게 2탄. 작품 이름은 타임슬립이었다. 가격도 백만 원이라 예산에 딱 부합...하고... 사실은 아트페어에서 본 작품들 중에 부담이 덜한(?) 가격이라 내가 진짜로 구매하고 싶었다. 하지만 보관 등 아직 공부해야 할 분야가 많다고 느껴져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다.

김주연 작가님의 작품, 네스트_블루문.

메모에 적어둔 내용으로는 김정민 작가님의 자향2라는 작품이었다.

글자들이 모여드는 듯, 반대로 퍼지는 듯 보이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누구나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하려던 훈민정음의 의도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느낌(예술알못)

김봄 작가님의 in the air2. 알록달록하고 귀여워!! (흔한 투웬티 썸띵의 일차원적인 감상평^_^)

다음은 미국의 3D 팝 아티스트 찰스 파지노(Charles Fazzino)의 작품! 중딩 때 쉐도우 아트였나...? CA 시간에 열심히 종이 오려서 겹겹이 올리는 활동을 했었는데 그게 생각나더라. 이름이 정확히 기억이 안나... 그림을 점점 세분화해서 잘라서 겹겹이 올리는 거였는데...

이건 트위티가 반가워서 남겨봤다.

김경원 작가님의 작품. 작품 속의 닭들이 모두 한쪽만 바라보고 있는데, 양계장에 갇혀 평생을 한 방향만 보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거라고 하더라. 닭과 함께 소를 작품의 주 소재로 쓰신다던데, 과도한 육류 소비와 비윤리적인 산업에 대한 비판을 작품에 담아내시는 듯? (의도를 알고 싶어서 검색해서 공부함)

김자옥 작가님의 2522 제부군수라는 작품이다. 작품 구매자만 열어서 그림을 볼 수 있다.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어서 사람들 다 계속 기웃거림

나도 같이 기웃거려 봤다. 도깨비 눈인가?

호랑이 좋아해서 보자마자 내적 비명 지른 하혜수 작가님 작품! 오랭이랑 김까치 너무 귀엽고요… 족자처럼 된 저 작품 사고 싶었다. 집에 들어왔을 때 문 열자마자 보이면 너무 귀엽고 행복해서 하루 피로가 다 날아갈 것 같아요ㅠ.ㅠ
하지만 내 작고 소듕한 전셋집에는 과분한 아이… 작가님 인스타만 팔로우해놓고 침 흘리고 있다. 연말에 개인전 하셨는데 호주 가느라 놓침

입술에 립스틱을 발라 직접 그리셨다는 유지해나 작가님의 작품. 어떻게 신체를 활용할 생각을 하셨을까?

서편제가 생각나는 손묵광 작가님의 작품들

허수경 작가님의 과거의 기억을 형상화한 작품들. 마치 누군가 매일매일 써 내려간 일기장을 보는 기분이었다.

데이비드 호크니 작가님의 1억짜리 작품! 아이패드 드로잉이라고 한다. 저도 아이패드가 있긴 한데요... 같은 기계 다른 너낌... 역시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는다는 선조님들의 말은 정확했다. 틀린 말은 절대 하지 않으시는 우리 조상님들

이 작품은 진짜 작가도 이름도 하나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 같기도 하고, 인간이 만들어낸 쓰레기더미 같아 보이기도 해서 흥미로웠던 작품이다.

그림만 있는 건 아니었다. 이 작품은 송현구 작가님의 나만의 속도로 나아간다. 기약 없는 행복이라는 목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 없이 묵묵히 나아간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작가노트 컨닝함)

범준 작가님의 첩첩산중

알록달록 귀엽고 아가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리오지 작가님의 작품들

귀여운 건 한 번 더,,,

박선애 작가님의 롤리팝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서 찍어왔는데 작가님을 몰라. 근데 이 작품 배경이 호주인가...?

서프 레스큐 호주 해변 가서 맨날 보고 왔는데 여기서 다시 보니 반갑다. 찾아보니 호주 작가가 맞았다! 엘리자베스 랭그리터(Elizabeth Langreiter)라는 작가님이었어!

디테일 너무 귀엽지 않은가요? 아기자기하고 너무 귀여워ㅠㅠㅠㅠ

보자마자 내적비명 시리즈 2, 구진아 작가님의 작품들. 왼쪽 위에 있는 작품 이름은 여름의 끝이라는 작품인데,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의 한 장면 같기도 해서 더 좋았다.

페어만 있는 게 아니라 작은 전시도 있었다. 오트마 회얼의 안녕-안녕.

옹기종기 모여 있는 우주선과 우주인들

디테일을 담고 싶어 한 컷 더 남겨봤다.

가수로 유명한 김완선 작가님의 특별 전시도 하고 있었다.

재료와 소재도 다양하게 사용해 흥미로운 작품이 많았다.

그리고 작품 수도 많았는데 전시 장소가 3층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메인은 1층이었음)

원래 예술가들은 다방면으로 뛰어나다고 하던데... 진짜인 듯

기후위기를 표현한 작품. 인간이 미안해... 지구가 안티휴먼해도 우리는 할 말이 없다. 그래도 오늘은 텀블러 사용하기에 성공했다. 하루 실천했다고 많은 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작은 노력들이 모이다 보면 달라질 테니까! 플라스틱 줄이기를 더 자주 실천하려고 노력해야겠다.
각설하고, 북극 하니까 어제 본 영화 어디 갔어 버나뎃이 생각났다. 극 중에서 주인공인 버나뎃이 남극으로 크루즈 여행을 가길래 비용이 궁금해 찾아보니 약 2천만 원부터 시작이더라... 한 번은 가보고 싶은데, 또 우리가 남극으로 여행을 가면서 얼마나 많은 환경오염을 만들어낼까 걱정이 되기도 하더라.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황야의 마녀가 살짝 떠올랐다.

3시간 남짓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구경한 것 같다. 바쁘게 다녔는데도 아트페어 부스의 40% 이상은 구경하지 못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더는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집합시간도 지켜야 해서 쿨하게 포기! 다시 뉴컬렉터 트립 회의실에 모여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저녁부터는 자유 일정이었다. 알아서 호텔로 이동하고 다음 날까지 쉬는!
일단은 셔틀버스를 타고 호텔에 체크인을 먼저 했다. 숙소는 신라스테이 울산으로 잡아주셨는데 완전 시내 한복판이라 좋았다. 걸어서 20분 거리 안에 백화점이랑 괜찮은 식당, 카페가 엄청 많더라.

여기까지가 1일 차의 이야기다. 더는 포스팅할 기력이 없으니 남은 2일 차 이야기는 투비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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