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권이 생겨 또 전시회에 다녀왔다.
오스트리아 레오폴트 미술관에서 넘어온 소장품 전시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 구스타프 클림트부터 에곤 실레까지> 이다.
<전시 개요>
- 전 시 명 :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 구스타프 클림트부터 에곤 실레까지
- 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1
- 전시기간 : 2024.11.30~2025.03.03
- 전시요약 : 19세기말 비엔나 분리파 예술가들의 활동과 동시대 예술가들의 활동을 미술, 음악, 건축, 디자인과 같은 다양한 시각으로 소개
- 전 시 품 : 구스타프 클림트 <수풀 속 여인>, 에곤 실레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 등 회화, 드로잉, 포스터, 사진, 공예품 등 총 191점
<전시 정보>
- 관람시간 : (월/화/목/금/일) 10시부터 18시까지, 입장마감 17시 20분
(수/토) 10시부터 21시까지, 입장마감 20시 20분
- 휴 관 일 : 별도 정보 없음
- 입 장 료 : 성인 18,500원, 청소년 16,000원, 어린이 11,000원, 유아 7,000원, 경로우대 65세 이상
- 예약방법 : (온라인) 네이버 또는 티켓링크에서 30분 단위로 회차별 한정수량 판매 (조기매진 가능성 있어서 미리 예약 필수)
(오프라인) 당일 입장권만 현장에서 구매. 회차별 40매로 한정수량이며, 잔여수량은 여기서 확인 가능함
* 무료입장 대상자도 무료 입장권 예약 필수
- 전시해설 : 오디오 가이드 기기 대여 혹은 어플 이용 (유료 3,000원)
주말 오후 기준 사람이 진짜 많았다.
우리는 초대권이라 시간대 상관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했는데
일반 예매로 가려면 무조건 가려는 시간대 고려해 회차 예약해야 한다.
지각해도 받아주는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시간 맞춰 가시길 추천
전시의 구성은 프롤로그, 에필로그 포함해 총 7부로 나뉘어 있다.
프롤로그 : 비엔나에 분 자유의 바람
1부 비엔나 분리파, 변화의 시작
2부 새로운 시각, 달라진 오스트리아의 풍경
3부 일상을 예술로, 비엔나 디자인 공방의 탄생
4부 강렬한 감정, 표현주의 개척자들
5부 선의 파격, 젊은 천재 화가의 예술 세계
에필로그 : 예술에는 자유를
가져온 소장품들이 주로 에곤 실레에 집중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진짜더라.
마지막 5부가 에곤 실레를 조명하는 부분인데 전시장이 제일 넓었다.
첫 시작은 황금의 화가로 유명하다는 클림트였다.
오스트리아 가서 클림트 그림 많이 보고 와서 행복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다니 (추억팔이)
딴말인데, 전시 소개글에서 각주로 용어들 설명해주는 거 너무 좋다. (국중박 최고)
시작은 비엔나 국립극장 계단 벽화를 위한 습작 <디오니소스 제단>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연회는 연극의 기원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클림트는 연극의 역사를 보여주고자 이 주제를 택했다고.
너무 아름다워서 넋 놓고 봄. 실물 보고파.
이어서 초상화들을 보여준다.
<모자를 쓴 여인>과 <수풀 속 여인>
근데 여기 전시장 왜 이리 어둡게 해뒀을까
비엔나 분리파 전시회 포스터들이 있다.
사진을 중구난방으로 찍었는데 시계 방향으로
<1908년 비엔나 예술전람회 포스터>,
제14회, 제10회, 제16회 비엔나 분리파 전시회 포스터다.
비엔나 분리파는 1902년, 혁신을 상징하는 베토벤을 위한 전시를 연다.
비엔나 분리파를 위한 독립 전시 공간 제체시온(Secession)에서
"베토벤에 대한 경의"를 주제로 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클림트는 전시실의 세 벽면에 걸쳐 <베토벤 프리즈>라는 작품을 그렸다.
바로 이렇게 생겼다. 나 왜 비엔나 가서 못 봤지...
이 작품은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 중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일부를
인간의 고통과 투쟁, 그리고 구원에 이르는 여정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
왼쪽부터 행복의 열망 > 적대하는 힘 > 온 세계에 보내는 입맞춤 순이다.
인류를 위해 강한 영웅이 앞서서 길을 여는 듯한 장면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이들의 앞에는 질병, 광기, 죽음, 음란, 무절제와
같이 인간을 방해하는 사악한 것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인류는 그곳을 무사히 헤쳐나가 사랑이 가득한 세계로 들어선다.
더 확대하면 이렇다고 합니다. 실물이 더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당시 개막식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의 일부를 연주하여
관람객들이 노래와 함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그 느낌을 살릴 수 있게
미디어 아트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너무 재밌었음
적당한 길이에 몰입도 잘되는 구성이었다.
계속해서 비엔나 분리파가 만든 잡지의 표지들을 보여주는데
매번 디자인한 예술가가 달라져, 그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잡지가 되었다고 한다.
흥미롭지만 사람이 많아 구경만 했다.
잡지 표지존 바로 오른쪽으로 카를 몰의 목판화 작업이 있다.
르네상스 시기가 전성기였던 목판화는 19세기 유럽에서 다시 유행했고
비엔나에서도 목판화 제작이 활발했다고 한다.
왼쪽은 '베토벤하우스'라는 목판화 연작 중 하나로
베토벤이 머물렀던 비엔나의 집들을 묘사했다.
오른쪽은 벨베데레 궁전 정원에 겨울이 온 모습이다.
여름에 가서 저런 모습은 못 봤지만 추억팔이하게 되는 그림이었다.
(나 다시 보내조요)
여기부터는 2부 새로운 시각, 달라진 오스트리아의 풍경이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견문을 넓힌 비엔나 분리파의 회원들은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예술이 진행되고 있는지 보여주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 영향 속에서 오스트리아를 새로운 방식으로 그려낸 풍경화들이 많이 등장했다.
순서대로
<호에 바르테의 겨울>, 카를 몰
<쇤브룬에서>, 카를 몰
<호숫가의 남녀>, 에른스트 슈퇴어
클림트와 함께 비엔나 분리파를 만들었다는
콜로만 모저의 <동굴 속의 비너스>
묘하게 계속 눈길이 가는 작품이었다.
이외에도 산맥이라는 작품도 계속 눈이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가까이서는 못 봤다
묘하게 우리나마 수묵화가 떠올랐단 말이지
비엔나 분리파는 크게 2개의 단체가 합쳐진 형태였다.
클림트를 중심으로 예술과 공예의 통합을 지향한 7인회와
더 전통적인 양식을 고수했던 하겐 클럽(Hagenbund or Künstlerbund Hagen)
하겐 클럽은 주로 풍경화를 그렸고 회화 같은 순수 미술을 더 중요시 생각했다고 한다.
서로 다른 성향이라 결국 충돌하게 되고 분리파가 분열하는 계기가 된다.
처음 듣는 이름이라 조금 더 찾아봤다. 정보가 많지는 않은데
비엔나 분리파가 너무 성공적이고 대중적이었던지라
약 10년 정도는 분리파의 그늘 아래 있다가
나중에서야 독자 노선을 수립하고 활발히 활동했다고 나온다.
대충 그럼 10년 정도 다 같이 활동하다가 결국 싸웠다는 얘기군
역시 단체를 존속시키는 건 쉽지 않은 일인 듯
<기도하는 소녀, 신성한 무덤, 부분 2>, 알빈 에거-리엔츠
3부 일상을 예술로, 비엔나 디자인 공방의 탄생인데
지금까지 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던 공간이다.
공예품들이 너무 예뻤다. 다 소장하고 싶었음
티 세트부터 꽃병...
꽃잎 같았던 유리잔들
장식적이고 섬세한 디자인의 유리잔들
모두 콜로만 로저가 디자인했다고 되어 있었다.
이건 요제프 호프만이 만든 체스 테이블
정사각형을 좋아했다는데 테이블 다리까지 정사각형 무늬로 장식했다.
요제프 호프만은 “언젠가는 사람들이 벽지, 가구
그리고 생필품까지도 예술가에게 주문하는 날이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공예품 공간만 바닥에 무늬가 달랐다.
정사각 집착광공을 위한 국중박의 의도였을까
계속해서 4부 강렬한 감정, 표현주의의 개척자들 공간이다.
클림트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 작품은
에곤 실레가 그린 <과장된 꽃과 장식적 배경>이다.
에곤 실레는 1907년 클림트를 만난 후 그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 영향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라고.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발견한 예술가,
오스카 코코슈카의 그림들이 이어진다.
나 그냥 오스카라는 이름을 좋아하나
왼쪽은 <묶여 있는 콜럼버스>를 위한 습작이다.
그 작품은 뭘까 하고 찾아봤는데 뭔지 잘 모르겠음
가장 비슷한 건 모마에서 찾은 오른쪽 작품
근데 지금 보니 우리 집에 코코슈카 그림엽서가 하나 있네
어쩐지 눈길이 가고 익숙하더라니 역시 사람 취향은 소나무야
순서대로 <목화솜을 따는 소녀>,
<양쪽에서 본 화가의 자화상>,
<헤르만 슈바르츠발트> 다.
피에타라는 다소 충격적인 작품도 있었는데 그건 사진은 안 찍었다.
이어서 리하르트 게르스틀의 작품이 이어진다.
에곤 실레나 오스카 코코슈카보다 훨씬 앞서 표현주의의 길을 개척한 예술가였다고 하는데
나는 그의 풍경화들이 마음에 들더라
<나무와 집이 있는 풍경>과 <트라운 호수와 잠든 그리스 여인 산 풍경>이다.
오른쪽 작품은 트라운 호수 동쪽에 보이는 높은 산인데,
산의 능선이 여성의 옆모습을 연상시켜 '잠든 그리스 여신'이라는 별명이 있다고 한다.
박물관에서 봤을 때는 등을 돌려 누운 여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한쪽 팔을 늘어뜨린 채 잠들어 있는 사람 같기도 하네.
그리고 대망의 에곤 실레로 넘어옵니다.
이번 전시의 메인인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은
내 생각보다 작품 크기가 되게 작았다. 좀 더 클 줄
사람이 너무 많아 사진은 찍지 않았기에 대체합니다.
근데 에곤 실레랑 클림트랑 사망연도가 같더라...?
비엔나에서 그렇게 둘의 작품을 봤는데도 몰랐다.
에곤 실레가 훨씬 어렸는데 안타깝기도 하고
어린 나이에 이 정도로 많은 작품 남긴 게 대단하기도 했다.
역시 천재의 재능.
근데 누가 먼저 사망했지? 생각하면서 나머지 전시 봤읍니다.
에곤 실레는 그림을 그리면서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자화상을 엄청 많이 그렸는데,
이를 통해 예술가라는 정체성과 내면까지 표현하고자 했다는 듯?
반대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릴까 봐 걱정도 많이 했다고 하는데
그게 뒤틀린 몸선이나 해골 같은 얼굴 등 다양한 상징들로 등장했다.
불안함이 기저에 깔려있었기에 인간의 죽음 같은 소재의 작품이 많았었나.
<스스로를 보는 이 2 (죽음과 인간)>, <상처 입은 사람>, <어머니와 두 아이 2>
클림트와 실레 모두 각각 4,000장에 달하는 드로잉 작품을 남겼다고 한다.
특히나 누드가 정말 많은데 둘의 누드는 방식과 목적이 다르다.
클림트의 누드는 여성의 몸에 담긴 아름다움이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여성의 매력을 강조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하지만 실레의 드로잉은 현실적이고 과감하다.
왜곡된 인체와 뒤틀린 자세를 통해 인간의 고독과 불안, 고통을 표현하고자 했다.
전시의 마지막 역시 미디어 아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클림트와 실레의 관계를 보여주는 내용이었는데
여기서 내가 전시 보면서 가지고 있던 궁금증이 풀림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힌트만 남겨둔다.
<원탁>, 제49회 비엔나 분리파 전시회 포스터, 에곤 실레
기회가 된다면 직접 가서 확인하시길~!
엠디 파는 기념품샵에 뭐가 많았는데 가격이 사악하다.
레오폴트 미술관에서 가져온 ?한정? 엠디도 있다.
근데 뮷즈 담당자 선생님들 부탁드리고 싶은 게...
혹시 공예품 존에 있던 유리잔들...은 만들어서 파실 생각 없나요
유리잔들이 너무 예뻐요 건의드립니다ㅠ^ㅠ
전시후기 이벤트도 하고 있다죠.
전시후기 작성 후 공식 인스타(@vienna1900.kr)에 게시물 후기 링크를 남기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품 보관함이랑 나가는 출구 옆에 랜덤 키링이 있다.
가격은 5천 원이고 6개 그림 중에 랜덤으로 뽑기 하는 거다.
사람이 많아 조금 힘겨웠지만 재밌었던 전시
다시 비엔나에 가고 싶게 하는 비엔나 홍보 전시
여유가 되신다면 평일에, 그렇지 않다면 주말에라도 꼭 가보세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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