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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이어지는 국립현대미술관 정례 기획전시 <젊은 모색 2023: 미술관을 위한 주석> 후기이다. 앞선 포스트에서도 설명했지만 다시 짚고 넘어가자면, <젊은 모색>은 국현미에서 격년제로 주최하는 신인작가 발굴 프로그램이다. 1981년 <청년작가>전을 시작으로 해서 1990년 개칭된 이후로 현재까지 4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오래되고 그만큼 권위 있는 전시이다.
<젊은 모색 2023>은 관람료가 있는 전시입니다. 관람료는 2천원! 그리고 이번 전시는 1층에서 진행 중입니다. 백남준의 작품을 지나 오른쪽으로 가주세요.
이번에는 3부 "경험에 대한 주석"을 소개할 시간이다. 3부는 미술관을 가장 멀리서 보기를 제안한다. 관객의 시선, 인공위성의 시선 등 다양한 경험의 교차점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다음은 1전시실과 2전시실 사이 빈 공간에 놓인, 3부 "경험에 대한 주석"의 마지막 작품. 조형준과 손민선 두 작가로 구성된 그룹 뭎(Mu:p)의 작품 <내 사랑, 난 당신이 죽은 줄 알았어, 당신은 그저 다른 삶으로 넘어간 거였는데>이다. 세 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에 보이는 네모난 공간이 하나, 계단 앞의 제단 느낌의 낮은 계단이 하나, 계단 끝의 영상이 하나.

아래는 육면체 구조물과 영상으로 이루어진 <천왕문>이다. 상당히 심오한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을 마주 보고 있는 영상으로 계속해서 보여준다.

크게 보기.

맞은 편의 영상보기. 영상이 계속해서 변해서 양쪽을 번갈아 보느라 바빠지더라. 그래서 전시 다 보고 다시 돌아와서 넋 놓고 다시 보기를 오히려 추천한다. 사실 영상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을 영상으로 찍어 두었는데, 지금 보니 그게 이 작품들의 총제였다.

영상 찍다가 마음에 들어서 캡쳐해두었다. "그렇게- 마지막 숨을 내뱉으라"였나? 여기 쓰인 글들을 모아서 한 번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서가 뒤죽박죽이지만, 다시 돌아와 3부의 진짜 시작. 백종관 작가의 <섬야연광>. 미술관은 정지해 있지만, 사실 미술관은 관객의 시선과 호흡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한다. 영상을 보러 가기 위해, 설치된 가벽 사이를 거닐면서 가벽에 뚫린 공간을 통해 계속해서 영상을 보게 되는 작품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영상을 내 걸음에 따라 또 조각조각 다르게 보게 되어 색다른 작품이었다.

이렇게 중첩된 가벽 사이를 계속해서 걷게 된다. 그 끝에 벽을 꽉 채운 영상을 계속 틀어 놨다. 프레임 속 프레임 속 프레임이라 한 번 더 찍어봤다.

벽에는 영상과 관련된 프랑스어와 한국어로 적힌 공문들이 프린트 되어 있다. 결재라인 도장이 우리 회사랑 너무 비슷해서 한 장 남겨봤다. 별 이유는 없음ㅋㅋ

설치 과정 같은 걸 담아낸 사진도 있고.

가벽을 모두 지나면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공간. 2개로 나뉜 영상이 끊임없이 플레이된다.

영상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시선들을 표현해낸걸까?

이건 뭐더라...? 너무 오래전에 다녀왔더니 기억이 흐릿해요. 알려주실 분...?

박희찬 작가의 <리추얼 머신>. 쇠구슬을 정해진 경로에 따라 흘려보내고, 다시 끌어올려 계속 순환하게 만든 장치인 마블 머신을 활용한 작품이다. 

나선 램프, 원형 정원 등 국현미 과천관의 주요 건축 요소들을 표현해 낸 머신 위를 색색의 구슬들이 돌아다닌다. 구슬들은 종종 분기점에서 서로 다른 길로 가게 되는데, 미술관 곳곳을 돌아다니며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을 표현해낸 것이라고 한다. 

사실 한 번 보고는 해석하기 어려웠는데, 여기저기 이게 뭘 의미한다고 적어줘서 바로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건 3층으로 이루어진 게 딱 봐도 전시실들인가?! 사실 구조물에 그림자가 남는 게 좋아서 찍었던 장면.

도로록 굴러가는 구슬을 보고 있으면 신기함 그 잡채...

빙글빙글 계속 돌다가 똑 떨어진다. 구슬들이 이리저리 구르고 떨어질 때 경쾌한 소리가 나서 더 즐거워지는 작품이었다. 레고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정말이지 신기하고 대단했던 작품...

신기해서 계속 찍으면서 봤읍니다. 작가님이 스튜디오 히치의 대표 건축가라고 하시던데. 스튜디오 히치... 기억해 봅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구슬들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는 점이 좋았다. 마치 전시 관람의 재미를 기억하고 다시 돌아오는 많은 이들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작품 뒤로는 직접 나만의 리추얼 머신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작은 공간도 있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미술 작품들과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라, 아이들과 함께 와도 좋을 전시인 것 같다.

구성을 보여줘서 애기들이 보고 뭘 만들까?! 를 고민하게 될 것 같아 좋아 보였다.

그다음은 추미림 작가의 작품들로 가득한 공간.

첫 시작은 <횃불과 경사로>. 위성으로 내려다본 과천의 모습을 평면에 귀엽게 표현해 낸 작품이다. 마치 게임을 하는듯한 기분을 선사해 준다.

중간중간 위에서 내려다본듯한 영상을 틀어주어 이게 과천이구나 하고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아니었음 게임 지도 같구 귀엽네~ 했을지도.

디지털 사이의 푸릇푸릇함 귀엽지 않나요?

재밌겠다고 느껴져 계속 찍음... 15점의 평면 작업과 영상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작가님 만드시느라 꽤 고생하셨겠는데.

공중에 걸린 이 아이들은 <열매와 시냇물>이라는 작품들이다. 위성 지도로 바라본 도시의 모습을 도형화하고, 종이를 겹쳐 쌓은 미세한 블록으로 표현해 냈다. 잘 살펴봐야만 드러나는 공간감이 있어 더 흥미로웠고... 사실 그냥 다 너무 큐티뽀짝했다. 추미림 작가님 개인전 하시면 보러 가야지 넘 기여워따😘

이렇게 귀여운 도시 있으면 살고 싶다고요ㅠ

이건 <횃불과 경사로>를 만들기 위해 선행한 드로잉 작업들을 모아 놓은 <패스파인더>. 작가님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부턴 사람들이 꽤 나오네... 다음은 조규엽 작가의 <바닥 부품>. 미술관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상상해 보고 그에 필요한 치수를 사물화 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들을 다르게 디자인해 냈다. 명확한 목적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관람객들은 <바닥 부품>에 잠시 걸터앉아 쉬어가거나, <바닥 부품>을 지나쳐 다른 작품으로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공간과 관계를 맺게 된다고 한다.

낯선 형태라 해석하기가 쉽지 않았다.

뭐랄까 갑자기 전시장의 안과 밖을 나누는 구조물이 눈앞에 나타난 것 같달까. 기대서 전시장을 바라보는 건 색다른 경험이긴 했다.

이 JO의 의미는 작가님의 성을 딴 거겠지? 얼핏 보면 작은 미술관 건물들 같기도 하다.

다시 1부에 등장했던 김경태 작가의 작품.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기둥 사진들이 쭉 나열되어 있다.

작가별 인터뷰와 관련 서적들을 볼 수 있던 진짜 마지막 공간.

흥미로운 책이 있으면 읽다가 표지도 찍어 보고...

이건 참여형 전시를 위해 놓여 있던 미니 카드. 작가들이 전시장을 해석해 달아 놓은 주석을 볼 수 있다. 아가들과 함께 들고 다니면서 해석하면 좋을 것 같았다. 전시장 마지막이 아니라 초입에 두어도 좋을 듯? 

이렇게 전시 작품들을 해석할 때 유용한 질문들이 가득하다.

중구난방 전시 관람 후기 끝! 갈수록 코멘트가 짧아지는 건 기분 탓입니다. 나오는 길에 운이 아주 좋게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 <다다익선>이 켜져 있었다. 

<다다익선>은 목금토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만 켜지는 작품이다. 시간이 맞는다면 구경하세요.

작품 끄트머리에 원형 돔 천장이 있다. 이번 젊은 모색 전시에 천장 문구와 관련된 작품도 있으니, 들어가는 길이나 나오는 길에 천장을 올려다보는 건 어떨까?

내려오는 길~ 나는 <미술관 가는 길> 대신에 집에 가는 길로 루트 c를 택했다.

날씨 너무 좋아. 피크닉 하기에도 좋은 이곳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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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순서 따위는 가볍게 무시한 포스팅 시작^^ 오늘은 4월 말 거의 오픈하자마자 다녀온 국립현대미술관 정례 기획전시 <젊은 모색 2023: 미술관을 위한 주석> 후기를 남겨보고자 한다. <젊은 모색>은 국현미에서 격년제로 주최하는 신인작가 발굴 프로그램이다. 1981년 <청년작가>전을 시작으로 해서 1990년 개칭된 이후로 현재까지... 그럼 몇 년이지? 4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오래되고 그만큼 권위 있는 전시이다.
미술관 걸어 가는 길~ 비행기와 비행운까지 하늘이 너무 예쁘길래 남겨봤다. 국현미 과천관은 서울대공원과 서울랜드와 붙어 있어 날이 좋으면 차가 막혀 미술관 셔틀버스가 자주 중단된다. 대체재로 코끼리 열차와 택시가 있지만, 뚜벅이는 오늘도 열심히 걸어서 올라갑니다^^!

날씨 넘 좋지 않나요? 봄~초여름 주말 나들이로 국현미 과천관 추천드립니다. 걸어오면서 호수도 보고~ 시원한 미술관에서 그림도 보고~ 

미술관 초입 벽에 걸려 있는 현재 진행중인 전시 현수막들. 문득 저 현수막들은 전시 끝나면 폐기되는 걸까 궁금해졌다. 요새 폐현수막으로 가방 등 패션 아이템 많이 만들던데. 국현미에서도 만들어서 판매하거나 이벤트로 뿌리면 의미가 깊지 않을까? 이미 하고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걸 수도 있다.

<젊은 모색 2023>은 관람료가 있는 전시입니다. 관람료는 2천원이에요. 요즘 사설 전시들이 얼리버드로 예매해야 7천 원에서 1만 5천 원 사이의 가격대인걸 감안하면... 국현미는 사랑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영화표 값도 많이 올라 또이또이하다. 점점 주말에 가볍게 문화생활 즐기기가 쉽지 않다. 무료 전시도 많고, 유료 전시 관람료도 저렴한 국현미 오래오래 함께 해요 😘

1층에 서 계신 직원분께 티켓을 보여드리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안내해주신다. <젊은 모색 2023>은 1층에서 진행 중이다. 백남준의 작품을 지나 오른쪽으로 가자. 가는 길에 중앙홀 들어가기 전에 카페테리아 방면으로 화장실 있다! 필요하면 화장실 들렀다가 전시 보러 가면 되는 최고의 동선!

이런 사진은 대체 왜 찍은 걸까 과거의 나야...? 암튼 내가 젊은 모색 보러 간다는 걸 남기고 싶었나 보다 ㅋㅋ

요새는 들어가기 전에 QR코드를 찍게 되어 있더라. 신기. 찍고 나면 전시 시작을 알리는 포토월(?)이 있다. (미술관이 휴관하는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2시에 이 포토월 앞에서 도슨트 투어가 시작된다. 기회가 된다면 오후 2시에 도슨트 선생님을 찾아보세요!

아까 <젊은 모색>이 신진작가 발굴 프로그램이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젊은' 작가만큼이나 '모색'에도 집중을 해보았다고 하더라. 이번 전시 주제는 '미술관을 위한 주석'이다. 전시를 하는 공간이자 제도인 미술관 자체를 주제로 하다니 일단 색다르다. 그간 전시를 빛내주는 배경 공간에 지나지 않았던 미술관을 사유하고 탐색하며, 새로운 눈으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 특히 미술관의 '공간', '전시', '경험' 이렇게 3가지 주제로 나눠 세부 섹션을 꾸며 놓아 정말로 미술관 자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더라.

전시실의 입구와 출구는 '들어가며 & 나가며'로 꾸며져 있다. 입구에서는 전시의 무대이자 모색의 대상이 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래 8분짜리 영상이 그 시작이다.

8분짜리 영상을 지나 왼편으로 가면, 시인들이 텍스트로 표현한 미술관에 대한 내용 세 점이 놓여 있다. 박세미, 김리윤, 임유영 시인들의 시를 통해 우리가 서 있는 미술관 공간을 공감각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고 안내 책자가 설명해 줬다.

본격적으로 전시가 시작되는 1부에 해당하는 지점이다. 미술관의 "공간에 대한 주석". 이 공간에서 작가들은 기둥, 바닥, 축대 등 미술관 공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건축적 요소들을 보여주고 새롭게 해석한다.
아래 작품은 건축가인 김현종 작가의 <범위의 확장> 시리즈. 이 작품들은 이번 전시가 전시장 안의 기둥들을 그대로 드러낼 것이라는 기획 의도에 주목해 만들었다고 한다. <확장>, <변화>, <해체> 3개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건 마지막 작품인 <해체>. 기둥을 거울로 덮어 콘크리트 기둥이라는 형태를 숨겨버렸다.

거울로 전시장을 조각내고 있다. 거울에 비치는 전시장과 관객들을 정말로 해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 마음에 들었다.

사진 순서가 왜 거꾸로 가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두 번째 작품인 <변화>이다. 천장을 떠받친다는 기둥의 보편적인 형태와 기능은 유지하고, 기둥의 재료만 콘크리트가 아닌 나무로 바꾼 작품이다.

순서상 첫 번째지만 왜인지 마지막이 되어 버린 <확장>. 중요한 건축 요소지만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기둥에 '앉을 수 있는 공간'을 추가해, 기둥의 형태와 공간을 확장한 작품이다.

재질도 여러 개로 되어 있다. 미술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된 것 같기도 하고,

다음은 이다미 작가의 <드랙 뮤지엄>. 이다미 작가는 건축사무소 플로라앤파우나를 운영하며, 국립여성사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창원시립미술관, 416생명안전공원 등 비제도권에 가까운 주제를 전시하는 곳들의 현상설계에 참여했었다고 한다. 그 공간들을 설계하면서 떠오른 미술관 건축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들에서 출발한 게 이번 작품 <드랙 뮤지엄>이라고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제도권 예술의 대표 공간에 종이와 천, 플라스틱 같은 소재들을 더해 유연하고 대안적인 공간을 만들어보려는 시도라고 작품 설명이 그랬다.
딱딱한 기둥에 천을 입혀 미술관의 형태를 더하고, 군데군데 구멍을 뚫어 창문처럼 표현했다. 마치 미술관 안을 엿보는듯한 느낌을 주더라. 그 안에 솜뭉치로 표현된 미술관 인형과 실제 미술관의 사진을 더했다. 이렇게 보니 미술관 건물이 더 딱딱해 보이더라.

요즘 말로 살짝 킹받는 표정을 한 미술관 모양의 솜뭉치 인형.

그리고 이다미 작가가 설계한 기존 미술관/박물관들과 연관이 깊다는 이미지와 구조물들. 어디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사진과, 바퀴 받침대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시각을 달리 하면 어디든 갈 수 있으니, 미술관은 유동적이고 자유로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듯했다.

(작품 감상과 포스팅 시점에 간극이 있어 약간 기억이 흐릿하지만) 내가 어디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저 현수막들이 보였다 안보였다 한다.

황동욱 작가의 <물체/공간>. 원형의 구조물과 스크린으로 이루어져 있다. 과천관 원형홀을 비추고 사라지는 자연광 현상에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공간 안에 들어가서 빛의 움직임을 직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인상 깊었던 점은 이 빛의 궤적은 작가가 임의로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국현미 과천관 원형홀을 계속 관찰하고 정보를 채집해 동일하게 표현해 낸 거라고 하더라.

신기해서 계속 찍었다.

사실 1부에 <미술관 조각 모음>이라는 독특한 작품이 더 있는데... 왜인지 사진이 1장도 없다. 찍었던 기억은 있는데 왜 갤러리에 남아 있지는 않은 거 같지?!

각설하고 여기부터는 2부, "전시에 대한 주석"이다. 전시가 자신이 담고 있는 작가와 작품에 갇힌 존재가 아니라,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공간이다. 2부의 작가들은 미술관 아카이브를 분석해 미술관과 관객을 연결하는 전시의 형식을 다시 보게 한다.
내가 본 2부의 첫 작품은 정현 작가의 <명명된 시점들>. 현재 열리고 있는 전시 도면을 비롯해 과거 전시의 평면도와 투시도를 재해석, 제작해 액자에 담아 허공에 매달았다. 24개의 액자 앞뒤로 걸린 48장의 이미지와 함께 전시장을 같이 보인다. 특수 제작한 양면 액자 덕분이라고. 액자들 사이를 떠돌다 보면 내가 가상의 전시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두 번째는 그래픽 디자이너인 김동신 작가의 <지도>와 <부조>. 이 작업들은 과거 과천관 전시실에서 개최한 전시 도면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사진상 앞에 놓인 작품 <지도>에는 1부터 200까지 검정 또는 투명으로 된 아크릴 박스가 있는데, 투명 아크릴이 자료가 남아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 장소에 쌓인 기억을 독특한 방법으로 시각화해냈다.
뒤에 놓인 작품 <부조>는 자료가 남아 있는 36개 전시의 도면에 담긴 내용들을 재해석해 콘크리트로 만들어본 것이라고 한다. 도슨트 선생님이 분명 부연 설명을 더 해주셨는데 기억 안나^_ㅠ (바보인가)

<부조> 뒤로 지는 그림자가 인상 깊어 남긴 사진. 미술관의 굳건한 기둥들 같아 보인다.

그리고 그 기둥 사이로 바라본 미술관의 모습. 상당히 묘하게 사선으로 나왔네...

또 다른 그래픽 디자이너인 오혜진 작가의 <미술관 읽기>. 대체로 전시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전시 정보를 담는 포스터, 리플렛, 티켓 등을 제작하는 업무를 맡는다. 관객들에게는 단순히 전시 관람을 위한 기초 정보를 얻는 매체지만, 그래픽 디자이너에게는 이 자체가 자신들의 작업 결과물이다. 작가는 여기에 주목해 전시장에 노출되는 시공간 정보들을 새롭게 구성해 <미술관 읽기>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총 4개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래 보고 있는 건 <전시 기간>과 <관람 시간>이다. 그간의 포스터, 리플렛 등에 담겨 있던 이미지들을 따와, 또 다른 포스터처럼 보이게 구성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계속해서 <미술관 읽기> 시리즈 중 하나인 <찾아오시는 길>. 이번 전시관에서 제일 흥미롭게 봤던 작품이다.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까지 오는 다양한 루트를 a, b, c로 구분하고, 이를 시각화했다. 내가 게시글 초반에 소개한 것처럼, 셔틀버스, 코끼리 열차, 걷기 세 가지 루트가 있다.

비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양으로 그림자 지는 게 마음에 들어서 한 컷 더 남겨봤다.

이 작품의 매력적인 점은 3가지 루트로 미술관에 오기까지의 여정을 소리로도 표현했다는 점이다. 진짜 내가 미술관에 올 때 듣는 소리들 그 자체라서, 또 다른 누군가가 내가 있는 이곳으로 오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더라.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 제목과도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다음은 <미술관 읽기> 시리즈의 4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인 <이미지 목록>이다. 그간 과천관에서 열린 포스터들을 조각내 한 화면에 담아냈다. 왼쪽에 연도가 적혀 있어 미술관의 역사를 엿볼 수도 있는 작품이다. 정말 많고 다양한 전시가 열렸구나 싶기도 하고, 최상단에서 내가 방문한 전시가 있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다음 전시실로 넘어가는 공간도 절대 허투루 쓰지 않는 국현미... 조형준과 손민선 두 작가로 구성된 그룹 뭎(Mu:p)의 작품 <내 사랑, 난 당신이 죽은 줄 알았어, 당신은 그저 다른 삶으로 넘어간 거였는데>가 놓여 있다.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서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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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야금야금 놀러 다니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내가 원래도 좋아하던 전시회 가기도 있었는데, 요즘 전시회들은 다 사전예약제라 보러 가기조차 쉽지가 않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좋은 전시를 많이 하고 있기에, 예약을 위해 미술관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계획하던 예약은 못하고 아쉬운 마음에 홈페이지를 구경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공지글... "2023년도 제20기 도슨트 양성프로그램 기초과정 모집 공고"였다.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1단계 서류 전형

전시회를 다니면서 도슨트에도 약간의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접수기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고 냅다 지원서부터 다운로드 받았다. (사실 교육이 과천관이라 살짝 망설였다. 과천관 당신 쏘 멀어...)
지원서는 인적사항과 응시자격을 간단히 기재한 후 자유 양식의 자기소개서를 첨부하는 방식이었다. 응시자격란에 경력사항에 아무것도 기재하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직업과 자원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고려해 주셨다. 코로나로 활동 횟수는 그리 많지 않았던 2년간의 봉사단 활동을 기재했다.
문제는 자유 양식의 자기소개서에 있었다. 오래간만의 자기소개서 작성이라... 포맷을 어떻게 해얄지 무슨 내용을 적어얄지 모든 게 막막했다. 그렇다면 방법은 앞서 도전하셨던 분들에게 힌트를 얻어야지.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서 후기를 검색해 보았다. 합격한 자기소개서를 아예 올려주신 분도 계셨고... 나를 꾸미기보다는 진솔하게 적고, 내가 생각하는 도슨트의 역량이나 자질을 소개하면서 내가 여기에 어느 정도는 부합한다는 걸 어필하기로 했다. (당시에는 김칫국이었지만) 만약 합격해서 면접을 보게 된다면 어차피 나의 얕은 미술 지식이 뽀록난다는 생각으로 나의 단점(전문지식 전무)까지도 솔직하게 적어서 제출했다.
서류전형 접수와 발표까지는 일주일 상간인데도 엄청 긴장되고 떨렸다. 남에게 먼저 말해두면 잘 안되는 징크스(?)가 있는 터라 주변에 말도 못 하고 혼자 초조하게 기다렸다. 금요일 6시... 퇴근하면서 미술관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다행히 서류 심사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있었다. 

2단계 면접 전형

면접은 서류전형 발표하고 약 일주일 뒤에 있었다. 역시나 오래간만의 면접이라 또 막막하고 걱정이 가득했다. (나 사실 걱정인형인가?) 또 앞서 도전하셨던 분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국현미 면접은 물론 다른 미술관에서도 비슷한 양성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있더라. 이것저것 후기를 찾아보고 주로 나왔던 질문들을 뽑아 봤다.

* 도슨트란 뭐라고 생각하는가?
* 최근 1년 동안 가장 인상깊었던 전시는?
* 도슨트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되면 얼마나 활동할 수 있는지?
* 도슨트의 자질에 무엇이 있는지?
* 전시 해설 도중 진행에 방해가 되는 질문을 하는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유명한 도슨트 분들의 인터뷰를 찾아보며 도슨트의 정의와 자질에 대한 나만의 답변을 준비했다. 그리고 자소서를 계속 읽어 보면서 질문 나올만한 부분들은 두세 줄 정도로 답변을 미리 만들어보았다. 그래도 불안함은 가시지 않더라.

대망의 면접날! 본가에서 국현미 과천관까지 가기가 험난한 편이라 일찍 출발했다. 그러길 정말 잘한게 미술관 올라가는 순환셔틀버스가 운행 중단이었음^^ (날 좋은 봄에는 자주 중단됩니다 꼭 참고하세요)
그럼 방법은 세 가지 중 하나다. 택시를 타거나, 조금 걸어 코끼리 열차를 타거나, 미술관까지 걷거나. 상춘객이 많은 봄날이었기에 앞의 두 가지는 포기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서 미술관에 올라갔다. 걸어서 가면 느린 걸음 기준으로 최대 30분 정도 소요된다.

보이시나요 왼쪽의 차량들...? 택시 타도 늦어요.
현실을 적극 부정하며 찍어둔 사진

파워워킹의 땀을 좀 식히고 쭈뼛쭈뼛 면접장소에 들어갔다. 사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 미술관 입구의 안내직원분께 "저기 혹시 도슨트 면접..."하고 소심하게 여쭤봤다. 너무 서윗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했다.

면접은 조별로 들어가는 다대다였다. 면접관들이 차례대로 공통질문만 하고 면접자들이 순서대로 답하는 형태다. 답변에 대한 꼬리질문은 하지 않았다. (기억이 가물한데) 면접 자체는 10분 내외로 본 듯?

1. 미술계에 MZ세대가 유입되고 영향력이 늘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긍정/부정)와 그 이유
2. 도슨트에게 필요한 자질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3. 국현미의 도슨트는 전문자원봉사자이다. 무보수로 일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4. 지원자만이 가지는 역량

사실 첫 질문이 내 예상과 너무 달라서 상당히 얼타다 끝났다. 게다가 같이 면접 보신 분들이 너무 말도 잘하고 이력도 쟁쟁하셔서... (나만 무지렁이였다) 그래서 당연히 떨어질 거라 생각하고, 귀가하는 길은 국현미 덕에 대공원 구경하는 상춘객의 마음으로 즐겼다.

봄을 맞이하는 대공원은 예쁘다.

최종 합격자 발표일도 금요일 오후 6시라 오후 내내 긴장하고 있었는데, 정말 6시 땡 하자마자 문자가 왔다. 다행히도 결과는 합격이었다!!
오래간만에 회사 일이 아닌 나만의 무언가에 도전한 거였는데 시작이 좋아 기분도 넘 좋았다.

10주간의 양성 프로그램 수강 후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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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주말 일정이 모두 취소되었다. 그 김에 포스팅이나 해야지.

근 삼개월 전에 다녀온 <다시 보다 : 한국근현대미술전>은 서울올림픽 개최 35주년을 맞아 준비한 특별 기획전이다. 역사와 함께 굴곡졌던 우리 한국 미술이 서구적 조형 어법을 본격적으로 수용한 1920년대부터 1988년 서울올림픽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가를 보여준다. 외세의 침략, 식민지배, 해방, 전쟁과 분단에 이르기까지 바람 잘날 없었던 대한민국 속에서 성장한 한국 미술의 의미를 새기자는 취지의 전시라고 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25인의 작품 약 159점을 소개한다. 

전시기간은 23년 4월 6일부터 8월 27일까지로 아직 한참하고 있을 때다. 괜찮은 전시라 한번쯤 다녀오길 추천한다. 나도 기회 되면 또 보러 갈 생각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입장 마감은 6시)로 길다. 으레 그렇듯 월요일은 휴관이다. 

도슨트는 화~금까지 평일에만 11시, 2시, 4시 진행한다. 도슨트는 한이준, 유제희, 이정한, 채보미 이렇게 4분이 돌아가며 진행한다. 예매 사이트에 도슨트 스케줄 표도 같이 올라오니 참고하고 가면 좋을 듯? 나는 주말에 방문해서 오디오 가이드를 가이드온이란 어플에서 사서 들었다. 아! 그리고 사진 촬영 가능이다.

1부 전시실에서 나와 2부 전시실 가는 길목에 유리창 밖으로 조형물이 보였다. 백남준 작가의 <쿠베르탱(Coubertin)>, 2004년 작이다. 소마미술관 홈페이지 검색하다 보니 수장고에 미니 쿠베르탱도 있다는데 엄청 귀엽다.

각설하고 2부는 <디아스포라, 민족사의 여백>이다. 대한민국이 남과 북으로 갈라진지 벌써 70년이 되었다고 한다. 6.25 전쟁을 거쳐 남과 북이 갈라지던 시기, 많은 사람들이 자의 또는 타의로 분단선을 넘었다. 미술계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때 이른바 '월남작가'와 '월북작가'로 통용되는 이산의 미술사가 탄생했다고 한다. 2부에서는 우리가 평소에 쉽게 접하기 힘든 월북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한동안은 반공, 멸공 사상이 세상을 지배해서 이들에 대한 연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하던데. 이렇게 조금이라도 알 수 있어 너무 좋은 전시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더해 해외 한인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하고 있어 더욱 뜻깊은 공간이었다.   

2부 전시실 초입의 소주제 설명.

첫 작품은 배운성의 <모자를 쓴 자화상>, 1930년대 작. 배운성 작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부잣집에서 일꾼으로 일하던 그는 주인 백인기의 눈에 들어, 같은 또래인 그의 아들 백명곤의 유학길에 말동무 겸 뒷바라지를 위해 동행한다. 일본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독일에서는 진로를 바꿔 화가가 되었다. 1925년 베를린국립미술학교에 입학하며 한국미술의 유럽 유학생 1호가 되었다고 하니 대단한 분이다. <모자를 쓴 자화상>은 어느 살롱을 배경으로 박수무당 차림의 작가를 상당히 크게 표현한 그림이다. 당시 유럽에서는 보기 드문 동양인 화가로 인지도를 쌓고 있었던 그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의 표정도 독특하긴 했지만. 그의 차림새와 뒷배경이 상당히 이질적이라 더 와닿았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변월룡 작가의 <6.25전쟁의 비극>, 1962년 작과 <분노하는 인민>, 1961년 작이다. 모두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여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준다. 두 작품을 나란히 놓으니 장면이 이어지는 느낌이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고 슬퍼하는(왼쪽)과 귀한 자식을 잃고 절규하는(오른쪽) 듯한 느낌이어서... 비극적이고 절망적인 느낌이 극대화된다. 전시 기획할 때 의도하신 포인트겠지? 특히 오른쪽 작품은 아이를 업은 여자의 얼굴이 역광이라 표정이 보이지 않아 더 비극적으로 보이는 그림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두 작품 모두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이다.

이것도 변월룡의 작품이다. 팸플릿 기준 <풍경>, 인터넷 검색 시 <평양의 누각>, 아무튼 1954년 작. 접하기 힘든 북한의 모습들을 아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 흥미롭더라. 
작가에 대해 조금 공부해 보자. 변월룡 작가는 연해주에서 태어나 러시아에서 미술 교육을 받았던 고려인이다. 1953년 북한으로 파견 명령을 받고, 평양미술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전쟁으로 폐허가 된 북한 미술계를 복구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일제강점, 분단, 전쟁, 이념대립 등 한국의 근현대사와, 공산주의 혁명, 1-2차 세계대전, 전체주의, 냉전, 개혁과 개방을 겪은 러시아 근현대사를 자신의 작품에 담아냈다.

자세히 보면 인민군 복장을 하신 분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작품 저 멀리 보이는 하늘색은 대동강이겠지? 대동강 궁금하다. 한강 같이 폭이 넓고 웅장한 느낌일까? 그보다는 조금 더 작고 큐티할까? 만약 통일이 되어 북한의 도시화가 급격하게 이뤄진다면... 이제 한강뷰 아파트에 이어 대동강뷰 아파트가 비싸질 수도 있겠지? ㅋㅋ

그림 귀퉁이에 보면 누각에 구멍이 뚫려 있다. 한국전쟁이 남기고 간 상처의 흔적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갑자기 난해함을 추가해 준 이 작품은 황용엽 작가의 <인간>, 1982년 작. 황용엽 작가가 주로 표현했던 '인간'은 그가 살면서 경험한 비극적인 상황들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1970년대의 <인간> 연작부터 시작해 그 후 계속해서 인간상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그렸다고 한다.

아래의 그림들도 다 제목이 <인간>이다. 아마 이게 인간 시리즈의 연작이겠구나.

어둡고 지친듯한 느낌을 준다. 색감도 파랑과 초록빛을 주로 써서 더 그래 보인다.

세상에 환멸을 느끼는 듯한 사람의 표정이 인상적이라 찍어 왔다.

황용엽의 작품을 보고 나면, 이쾌대 작가의 <드로잉 (가족)>, 1947년 작을 만날 수 있다. 

아가들에게 우리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자세히 보니 아빠, 엄마도 적어 놓은 거 귀여워!! 

뭐라고 적으신 걸까. 우리 집안 식구 일재히 이__서 기념 촬영을 하다. ___가 뭐지? 기념 촬영을 했다는 건 사진도 남기고 드로잉도 남겼다는 걸까?

전시실들 넘어가는 사이에 작가연표가 있더라. 소마미술관은 이 표를 자료로 제공해 달라. 진짜 공부할 때 쓰기 좋을 것 같은데 문의나 넣어볼까?

너무 재미있던 전시라... 나도 모르게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어둔 탓에 작성하다 내가 지친다. 어쩔 수 없이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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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포스팅을 하러 돌아왔다. 그간 너무 바빴어서(핑계) 사진만 올려놓고 글은 하나도 적지 않았었다. 사진을 보며 기억을 소생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당연함. 4월 중순에 다녀온 전시를 7월 중순에서야 포스팅하니까...)

아무튼 각설하고 미세먼지가 아주 심하던 4월의 어느 날, 얼리버드 티켓 2장이 있으니 미술관에 가자고 친구를 꼬드겨 다녀왔다. 열심히 감상해야 하니까 밥이랑 디저트까지 든든히 챙겨 먹고 출발! 몽촌토성역이나 한성백제역에서 나와서 소마미술관 방향으로 걷다 보면, 여기가 입구임을 알리는 포토월이 등장한다.  

<다시 보다 : 한국근현대미술전>은 서울올림픽 개최 35주년을 맞아 준비한 특별 기획전이다. 역사와 함께 굴곡졌던 우리 한국 미술이 서구적 조형 어법을 본격적으로 수용한 1920년대부터 1988년 서울올림픽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가를 보여준다. 외세의 침략, 식민지배, 해방, 전쟁과 분단에 이르기까지 바람 잘날 없었던 대한민국 속에서 성장한 한국 미술의 의미를 새기자는 취지의 전시라고 한다. 

전시기간은 23년 4월 6일부터 8월 27일까지! 아직 한참하고 있을 때구나. 괜찮은 전시라 기회되면 또 보러 가야지.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입장 마감은 6시)로 길다. 으레 그렇듯 월요일은 휴관이다. 

도슨트는 화~금까지 평일에만 11시, 2시, 4시 진행한다. 도슨트는 한이준, 유제희, 이정한, 채보미 이렇게 4분이 돌아가며 진행한다. 예매 사이트에 도슨트 스케줄 표도 같이 올라오니 참고하고 가면 좋을 듯? 나는 주말에 방문해서 오디오 가이드를 가이드온이란 어플에서 사서 들었다.

아! 그리고 사진 촬영 가능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25인의 작품 약 159점을 소개한다. 특이했던 점은 전시가 5개의 소주제로 나누어지는데, 작가들의 그림을 섞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한 작가의 작품을 모아서 보여주니까 오히려 집중되고 좋더라.

1부는 향토적 소재와 화풍으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던 <우리 땅, 민족의 노래>이다. 이중섭, 박수근, 장욱진, 이인성, 구본웅 그리고 박생광의 인물화나 풍경화를 볼 수 있다. 전시 소개글에는 이들의 작품이 이 땅에 살았던 한민족의 희로애락을 담은, 그 시대의 공기, 시간을 압축한 민족의 노래라고 표현했다. 가족을 주제로 한 작품이 많았던지라 더 와닿았다. 

장욱진의 <새>, 1979년 작. 새를 좋아해 까치와 참새를 많이 그리던 작가라고 한다. 이 작품의 새는 까치인걸까? 참새이기엔 많이 큰데... 돌산? 산봉우리 위에 올라가 있는 사람의 양 옆으로 해와 달이 떠 있고, 기와집과 초가집이 보이는 듯하다. 얼핏 보면 신선이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는 느낌이 있다. 근데 자세히 보면 형태가 뭉개져서 그런 거 같긴 한데, 사람 표정이 상당히 어둡다. 그래서 그냥 세상살이에 고민 많은 평범한 사람을 표현한 건가? 싶기도 하다. 푸른 새가 인상 깊어서 남겨두었던 그림. 

장욱진의 <동학사 가는 길>, 1977년 작. 마치 스케치북에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느낌을 준다. 새, 나무 등 자연을 좋아했다던 작가만의 순수함이 드러난듯한 그림이다. 근데 대단하신 게 그냥 스케치북에 매직으로 슥슥 그린 것 같으면서도, 구도가 안정적이고 뒷 배경이 뭘 표현했는지 바로 와닿는다. 이건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양주에 미술관이 있구나... 나중에 가봐야지!

박수근의 <골목 안>, 1950년대. 거친 겨울 날의 느낌이 잘 살아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아이 업은 소녀>라는 종이에 연필로 스케치만 한 작품도 있었는데, 그만의 인물 표현 방식이 뭔지 바로 알겠더라. 약간 교과서에서 실려 있는 한국 문학작품의 주인공 재질. 매번 전시회 리뷰 남길 때마다 내 빈약한 표현력에 내가 놀란다.

표현방식이 좋아서 찍어온 그림인데. 이인성 작가의 <해변>, 1940년대 초반 작.

자연 풍경만으로도 사람이 아름다움을 느끼고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아 인상깊어 찍어 왔다. 군데군데 작가들이 했던 말을 보여주더라. 사실 배경지식이 많이 부족하다 보니 그림만으로는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왜 이 그림을 그렸는지 알기가 어렵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보여주니 작가에 대해 아주 조금은 더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이건 또 누구 작품이지 아시는 분 댓글좀요ㅠㅠ 도록을 사 왔어야 하나 구글 이미지 검색 돌려도 안 나온다...

물감에 물을 많이 섞어 흐릿하게 표현하니 메마른 겨울 느낌이 정말 물씬 나더라. 오묘한 색으로 옅게 칠한 하늘과 구름도 너무 이뻐... 색들이 중첩되어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그림인데... 누가 그렸는지조차 모르구요. 근데 아무리 봐도 화풍이 이인성 작가 작품 맞는 거 같은데...?!

1부는 전시실 2개를 나눠 쓰고 있다. 1부의 메인에 가까운 이중섭 작가 작품 보러 가실게요~ 전시실 벽도 새빨갛게 칠해서 어찌나 인상적이던지.

독특한 표구까지 여러모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이중섭의 <황소>, 이것만으로도 벌써 티켓 값했다. 

이중섭 작가 그림에서 이런 색감은 처음 보는지라 신기해서 찍었던 작품이다. 이중섭의 <물고기와 나뭇잎>, 1954년 작. 개인소장이다. 얼핏 보면 자연과의 조화인데... 뒷 배경이 너무 붉어서 그런가 물고기 안고 있는 사람이 월척을 잡아 기쁜 표정 같아 보여;;;

그래 보이지 않나요? 오른쪽 사람은 놓쳐서 좌절하는 중인거지... (헛소리)

이중섭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 그린 그림이다. 옆에는 일본어로 적은 편지 내용이 있다. 일본어 몰라서 당황했는데 번역본이 있더라. 다행. 기억으론 내용에 맞게, 편지 귀퉁이를 꾸며두었다. 가족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을 가득 담은... 안타깝고 슬퍼지는 편지였다.  

초기 작품인 걸까? 다소 투박하고 더 거칠어 보이는 황소. 외국 뮤직비디오 통해 알게 된 볼리비아 설화(?)의 악마랑 되게 닮았다. 그래서 찍어옴!

박생광의 <토기>, 연도미상. 박생광 작가는 무속, 불교, 민화, 역사 등을 주제로 한 채색화를 많이 그렸다. 일본에서 공부해서 초기 작품은 일본풍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꾸준히 민속/민족적인 그림들을 그리면서, 전통 단청색감, 주황색으로 선을 그어 획을 나눈 뒤 채색하는 등 그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만들어나갔다. 그래서 채색화가 드물었던 그 시기 한국 화단에서 이제야 주목받는 한국 채색화의 대가라고 불리더라. (유리... 유리하고 울었다)

자세히 보면 볼수록 더 화려한 색감인 데다, 깨알 같은 점까지도 채색되어 있어 디테일 엄청나다.

박생광의 <꽃가마>, 1979년 작. 주황색 선이 <토기>보다 더 두드러진다. 

자세히 보니 그녀 손가락이 6개야. 그녀는 진짜 사람은 아니었던 거임...

탁자 비슷한 기물이 그려져 있는데, 자세히 보면 용 같은 애들이 장식으로 그려져 있다.

그녀를 올려다보면 이런 느낌... 표정과 몸짓이 '아... 화나는데 얘를 어쩌지?' 하면서 고민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다음은 박생광 작가의 <소>. 채색으로 유명한 작가지만, 수묵으로 동물들도 많이 그렸다고 하더라. 치고받고 싸우고 있지만 이유 없이 귀여운 소 두 마리. 사실 가까이 가서 보면 안 귀엽다. 눈이 은은하게가 아니고 그냥 대놓고 돌아있다. 독기 가득...

은은하게 돌아 있는 소는 이 쪽이다. 멀리서 보면 똘망해보이죠? 전에 남미 여행 갔을 때, 해발 4500미터 69호수 가려다가 고산병으로 중간에 주저 앉았다. (근데 지금 보니 그럴만했네... 해발이 한라산의 거진 세 배였어...?) 길가의 바위에 앉아, 가이드를 비롯한 일행들이 69호수 얼른 보고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때 나를 주시하던 소들 2마리랑 비슷해... 69호수는 못 가고 소들이랑 눈싸움만 하다가... 선발대 하산할 때 따라 내려감. 더 기다렸다간 소들이 날 공격할 것만 같아서 넘 무서웠다. 문득 생각난 TMI... 라구나69와의 안 좋은 추억...

심지어 이 작품 연도미상의 무제네. 오늘부터 <69호수의 소> 하렴.

팸플릿에도 소개되어 있는 장욱진의 <가족>이 1부 다 보고 나오는 출구 맞은편에 프린팅 되어 있더라. 크게 보니 인상 깊어 한 장 남겨보았다.

아니 근데... 1부 하나 포스팅 했는데 지쳐서 못하겠어요. 2-5부는 체력 되는 어느 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아직 리뷰해야 할 전시가 산더미인데 언제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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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자취방에 산 지 2년이 다 되어가 이사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짐이 너무 늘어 걱정하던 찰나였다. 회사에서 제공해 주는 밀리의 서재에 미니멀리즘을 주제로 한 책이 많았다. <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무너졌다>,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하나를 비우니 모든 게 달라졌다>, <1일 1개 버리기> 등을 연달아 읽으며 전보다 더 진지하게 미니멀을 지향하는 삶을 살기로 했다.
그 시작으로 우선 비움을 고민하고 안쓰는 캐리어에 담아만 뒀던 옷들과 입지도 않으면서 아깝다는 이유로 끼고 살던 옷들 몇 가지를 추려보았다. 넣었다 뺐다 다시 넣었다… 쿨하게 비우기가 왜 이리도 어려운지!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19개 아이템을 최종 선정해 냈다.
주로 스타일이 바뀌어 더 이상 입지 않거나, 너무 짧아... 나이상 입기가 어려운 옷들 위주로 골랐다. 몰랐는데 내가 물건에 대한 애착이 강한지 한참 걸렸다. 나중에 하루에 하나 이상 비우기 프로젝트하고 싶은데 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

옷을 비울 때 선택지는 여러 가지다. 가까운 사람에게 주기, 당근으로 팔거나 무나하기, 의류 수거함에 넣기, 기부단체에 기부하기. 충분히 입을 수는 있는 옷들이라는 생각에 기부를 하기로 했다. 아름다운 가게와 옷캔 중, 보풀 등 약간의 사용감도 허용해 준다는 옷캔에 기부하기로 결정!
옷캔 홈페이지에 가보면 기부 가능한 품목과 기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다. 그래도 나중에 기억할 겸 한 번 더 정리해 보자면,

기부 가능🙆🏻‍♀️ 기부 불가능🙅🏻‍♀️
- 사계절/남녀노소 모든 의류(신생아 포함)
- 모자, 가방
- 신발, 벨트, 속옷 등 의복 관련 품목
- 솜/충전재가 없는 얇은 이불, 담요
- 수건, 작은 인형
* 약간의 보풀, 늘어남 얼룩 정도는 괜찮음
- 찢어짐, 오염이 심하거나 훼손된 의류
- 한복, 무술복 등 특수복
- 인라인스케이트, 장화, 슬리퍼
- 유치원/어린이집 가방, 학원 가방
- 도서, 장난감, 학용품, 기타 생활 잡화

수건과 이불, 심지어 작은 인형도 되는 줄 몰랐는데 정말 유용한 정보다. 집에 인형이 꽤 많은데... 요즘 갈수록 어수선해 보여 고민 중이다. 당근에 팔아보고 안되면 기부를 할까 고민만 하고 있다. 안 되는 물품들 중에 유치원/어린이집 가방은 별도로 기부 가능한 곳이 있다고 알고 있으니 필요하다면 찾아보면 좋을 듯?! 도서는 알라딘 중고매입이나 당근으로 처분할 수 있고... 학용품도 세트 물품이면 기부처가 따로 있다. 생각보다 기부처와 품목이 다양해 건강하게 비울 수 있어 좋다. 내가 어릴 적에 아나바다라는 단어가 유행했는데, 요즘 세상에 딱 맞는 말 아닐까.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고...
각설하고 기부할 물품들을 모두 골랐다면, 기부신청서를 작성하고 포장을 해야 한다. 포장은 우체국 5호 박스 이하 & 15KG 이하로 포장을 권장한다고 적혀 있다. 우체국 5호 박스는 48*38*34 = 120이다. 다른 택배 받은 박스 크기가 마침 비슷하길래 거기에 담아서 보냈다.
기부신청서 작성은 온라인으로 하면 되어 너무 쉽다. 신청할 때 택배비+기부금을 결제할 수 있다. 신청하면 자동으로 택배 예약이 되어 기사님이 미리 말씀 주시고 수거하러 오신다. 나는 신청을 주말에 했고, 화요일에 기사님이 바로 찾아가셨다. 택배박스에 "옷캔기부 / 신청자명" 적어두면 알아서 가져가주심!

진행 단계마다 카카오 알림톡을 줘서 너무 편하다.

내가 보낸 박스가 옷캔에 도착하면 또 이렇게 알림톡을 보내준다.

정산이 완료되어도 알림을 주니 너무 편하다! 신청 후 택배 발송에 3일, 분류 및 정산까지는 2주가 소요되었다.

기부 내역은 로그인하면 확인할 수 있다. 내가 보낸 약 열몇 벌의 옷들은 14,000원의 물품 가액을 가지고 있었다. 아주 조금이라도 기부한 기분이라 좋군

사실 청바지를 조금 놔주고 싶었는데… 욕심과 미련으로 정말이지 쉽지가 않았고… 마침 얼마 전 카카오에서 새가버치 프로젝트 5기로 청바지를 한대서 신청해 봤다. 선정되어 다음엔 청바지 비우는 이야기로 돌아와 볼게요!

내 몸뚱아리는 하나인데 제게 청바지만 15개가 넘게 있다는 걸 믿으시겠어요? 심지어 그중 입는 건 한정적입니다. 옷 정리하면서 데이터화하다가 200개 넘길래 잠시 포기한 자 그게 바로 접니다….
미니멀 책 보면 다들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는 계기가 있는데, 내 경우에는 계절 옷을 정리하다가 터져 버린 옷장을 보고 놀랐던 걸로… 미약하나마 옷장도, 갤러리도 조금씩 비워나가다 보면 나만의 미니멀 라이프가 생겨 있을 거야. 그럼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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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보는 친구의 생일이었다. 익선동에서 저녁을 먹고 익선동과 인사동을 쏘다니다가… 카페나 가자 하면서 찾은 곳. 카페 겸 바, 텅 그리고 비어있는 삶.
7층에 위치한 줄 모르고 맨 처음에는 건물 1층의 빈 공간을 보면서 망한 건가?! 하고 있었다. 무슨 바보들마냥. 자세히 보니 7층에 있다는 포스터가^_^

텅은 카페고, 비어있는 삶은 바로 운영하는 듯?
엘베를 내리면 이렇게 양 쪽에 구분 지어 놨다. 엘베 내려서 오른쪽 텅에 계산대가 있다.

취했나 사진 상태가 와이라노

왼쪽이 비어 있는 삶 들어가는 길! 맞은편에 현대건설 본사 건물 너무 시강아닌지;;

카페 메뉴도 있었지만 우리는 술을 먹기로 했다. 나는 미모사 헤븐(1.4)을 골랐다. 저 뒤에 보이는 냉장고에서 올리브를 판다는 블로그 후기를 본 적이 있었는데, 내가 간 날에는 이미 다 떨어졌는지 없었음 ㅜㅜ

계산대 옆 굿즈를 파는 공간

친구가 시킨 메뉴 뭔지 까먹었다. 비주얼상 포릴라즈 쉬라즈 진토닉 이거 같은데. 사이드로 모둠칩 같은 것도 시켜봤다.

우리의 자리는 남산이 보이는 일자벤치형 의자. 창틀이 약간 학교 창틀 재질이다. 저 앞에 보이는 건 초등학교더라. (의식의 흐름)

시골쥐지만 도시여성인척… 통창이라 마음에 들어! 나도 퇴근하고 이런 뷰 보고 싶다😭

상당히 흐리게 보이는 건 우리 미니가 구려서가 아니라 미세먼지가 심했기 때문입니다.

난 남산타워를 좋아하니까 좋은 건 크게크게~! 통창으로 바깥을 볼 수 있게 만들어 둔 좌석이 많았다. 그래서 앉아서 일행과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었고, 노트북 하거나 책 읽는 등 자기 할 일 하는 개개인도 많았다. 전반적으로 조화로운 공간이라 포스팅해서 기록하기로 결정!

사실 이 날 그냥 별 거 없이 한 잔 하면서 떠들기만 했는데도 너무 좋았다. 언제 봐도 어색하지 않은 친구가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물론 친구의 의견은 들어보지 않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삶의 방식도 주변 사람들도 많이 바뀌었다. 그래도 아직까지 서로 즐겁게 웃고 떠들 수 있다는 사실이 다행스러운 하루였다.
마지막은 집에 가는 길에 마주친 박성웅 배우 닮은 소방관 인형인데, 분명 웃고 있는데 억지로 웃는 너낌,,, 마치 회사에서의 나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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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월은 아주 상큼하게 시작했다. 우연찮은 기회에 예년보다 일찍 폈다는 서울의 벚꽃을 원 없이 구경했다.  그리고 인스타에서 공지를 보자마자 “어머 이건 가야 해”를 외치며 친구를 태그 했던, 최고심 전시(?) 건강이 최고심을 다녀왔다.

사진 출처 최고심 인스타 @gosimperson

장소는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오브젝트 서교점이다. 2호선 신촌역이나 홍대입구역에서 걸어서 8분 남짓 걸리는 거리다.
오픈 시간은 12시인데 오픈런이 심하다고 하더라. 대기줄이 길어서 사람들이 고생하니까 (친구 피셜 주말 3시간 기다리고 포기),
실시간 줄서기 프로그램을 도입해 줬다. 입구에 놓인 태블릿에 전화번호 등록하고 대기번호를 받아야 한다.
나는 주말(일요일) 기준 11:40에 도착! 그랬더니 대기 번호가 90번이었다. 아니 우리나라 사람들 얼마나 부지런한 거죠?

그래도 90번 나쁘지 않아 하면서 근처에 봐둔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밥 다 먹고 한시가 넘었길래 슬슬 서교점으로 걸어가는데, 앞에 와서 대기하라는 알림톡이 도착! 이때가 정확히 13:26이었으니 대략 한 시간 사십 분 정도 기다린 셈이다.

입구 오른쪽 골목에 옹기종기 사람들이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더라. 우리도 거기 합류했더니, 웨이팅 번호 확인하면서 빙고를 줬다. 빙고 마저 귀여워ㅠ 사랑해 최고심💕

입장은 대기번호 순이다. 몇 번 먼저 들어가실게요~ 하면서 들여보내준다. 제일 먼저 날 맞아주는 의사고심🩺

다들 이거 나임 하면서 내려가더라 최고심 작가님 진짜 대단한 게 현대인을 너무 잘 알아… 오늘도 큐티고심에게 팩트로 뚜드려 맞았다ㅜ

나이 좀 먹었다고 체력 떨어지는 기분이 팍팍 들어서, 증량하고 헌혈할 겸 운동을 시작한 요즘,,, 너무 공감되는 말이네효

계단을 내려가면 이렇게 미니 포토존이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너무 사람들 이동이 잦은 입구라 민망함은 내 몫이다^_^ 아령도 들고 이것저것 많이 찍고 싶었지만… 내향형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것….

들어가기 전에 난 3만 원 이하로 쓰는 게 목표야 했는데요… 분명 그랬거든요 확실한 예산 계획을 세우고 들어갔딴 말이에여? 근데 편지봉투 귀여워서 냅다 고르고요?

토심이맘 내맘,,, 요새 그렇게 피곤하고 지친다. 하지만 최고심 보러 경기남부에서 마포까지 달려올 자신은 있음

키링 진짜 많더라 종류가 장난 아님. 가족들 키링이 귀여워 보여서 호적 메이트들 주려고 하나씩 골랐다. 근데 의외로? 아빠가 최고심이 많이 팔렸더라.

호적메이트들 주려고 산 키링 하나에 6-7천 원은 했던 듯(영수증을 쿨하게 받지 않은 자의 말로). 아무튼 가격이 조금 사악했지만 귀여우니 용서한다.

에어팟에 달려고 내 것도 하나 장만했다. 동행인도 키링부터는 열심히 고르더라? 그냥 근처 살아서 부른 건데, 결국 나만큼 진심으로 쇼핑을 해버린 그…

손수건 같은 애들도 판다 기여어ㅜㅜ

어렸을 때 잡지 부록 같은 걸로 많이 보던 재질의 편지지. 작가님 확신의 동년배. 왕년에 가위질 좀 하고 딱풀 좀 써보신 짬빠가 확 느껴졌다.

이걸 보세요… 이러고도 작가님이 동년배가 아니라면 나 너무 배신감 느낄 것 같아.

대망의! 그리고 하나에 5백 원이라 탈탈 털린다는 개미지옥 부적 칸에 왔다. 사람들 다 고르느라 여기 붙어 있더라. 맘 같아선 다 사오고 싶었지만 뇌에 힘 뽝! 주고 참음

조명에 따라 밝기가 좀 다른데, 그래도 너무 귀엽다.

좋아서 사진 많이 찍음.

긍정적인 메세지를 부담 없이 담아내서 인기가 좋은 듯? 부적이라는 컨셉도 귀엽고

비슷해 보이는데 다 귀여워

허접부적도 지금 보니 귀엽네요,,, 부적 넣는 케이스도 있었는데 부적은 오백 원인데 그 아이는 만원 그냥 넘길래 포기했다. 지갑 지켜~!~!

내 세 번째 목표였던 스티커. 빅스티커 사서 맥북에 붙일까 했었는데… 또 너무 큰 거 같길래 조각스티커로 선회했다.

씰스티커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안삼. 집에 넘쳐나는 애들부터 써야 한다. 휴대폰 뒤에 맨날 붙여가면서 꾸미는데도 한 바가지임. 미니멀… 이번 생에 할 수 있을까 어렵다.

계산대 뒤… 고심의 매력은 대충 그린 듯 하지만 누구보다 신경 썼다는 점. 사회생활 잘하는 센스 있는 사람의 모습 같기도 해. 세세한 배려가 모여서 센스를 만든다고 하잖아. 세심한 디테일이 모여 무심한 듯 사람 홀리는 최고심을 만든 거지… 역시 작가님 천재만재

엽서 모음집도 있더라! 아 제일 중요한 목표였던 생각카드 샀는데 사진은 안 찍었네? 생각카드는 카페 가서 바로 뜯고 동행인이랑 해봤는데… 유튜브 타로를 자장가로 쓰는 사람으로서 매우 만족^_^ 최고의 소비 따봉 드립니다. 가볍게 꾸며진 카드들이 의외로 명쾌한 해답이 되더라

동행인(하나도 안 살 것 같다 하고 삼만 원 넘게 써서 데일밴드도 받은 자) 계산하기를 기다리면서 시력 검사

마지막은 동행인과의 쇼핑 인증샷. 나랑 놀아주는 고마운 칭구들 넘 좋아. 작고 소중한 나의 인맥들에게 오늘도 감사의 표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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